삼성電, 반도체서 진화하는 사업 중심축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7.1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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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재조명]<1>삼성전자(중)이중 허리-4륜 엔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익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조립공장 전경.<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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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익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조립공장 전경.



'삼성전자=반도체 회사'라는 등식은 옳은 것일까.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인텔(시스템LSI)과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메모리), 노키아(휴대폰), 에릭스(통신장비), LG필립스LCD (11,500원 ▲410 +3.70%)(TFT LCD), 소니(TV), 일렉트로룩스(가전), 씨게이트(HDD), 애플(MP3P), HP(프린터, PC)를 합친 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다. 삼성전자는 흔치 않은 구조를 갖고 있지만 유독 반도체 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하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10여년간 삼성전자의 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나머지 사업부문을 월등히 앞섰기 때문이다. 대만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 가격이 하락하면, 국내 삼성전자의 주가가 어김없이 영향을 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대만 D램 현물시장의 거래규모는 국내 용산 전자상가의 10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전체 메모리 유통시장 가운데 현물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인 1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물시장이라는 점에서 반도체 시장 흐름의 바로미터가 될 수는 있지만,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주가가 소규모 현물시장의 흐름에 좌우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다시 볼 문제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초기 박대받던 반도체가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듯이 반도체의 뒤를 잇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품목이 없는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의 구조를 분석해 보면 이같은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됐던 이익의 구조가 LCD와 정보통신으로 분산되면서 '이중허리'의 든든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1969년 창립 이후 삼성전자는 흑백TV를 시작으로 가전업체로서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해 가전용 반도체를 생산할 당시만 해도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에게는 적자 사업부문으로써 골치덩어리로 인식됐다.


그리고 1983년 고 이병철 회장이 D램 사업에 진출한다고 도쿄선언을 할 때만 해도 반도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 그룹 전체에 위험요소로 인식됐다. 하지만 1988년 반도체 대호황에 그동안의 누적적자를 모두 해소하고 삼성전자의 효자 품목의 자리를 20년 가까이 지켜왔다.

당시 삼성의 효자품목이었던 브라운관 TV 사업은 반도체 부문의 투자를 뒷받침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으나, 이제 그 자리를 반도체에 내준 상태다.



이같은 반도체의 뒤를 이어 정보통신과 LCD, 디지털미디어 등이 경쟁력을 높여가며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사업구조 형성을 이뤄가고 있다.

TFT LCD는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LCD TV도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휴대폰이 세계 2위로 올라서는 등 반도체의 뒤를 이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사업부문이 늘고 있다. 기업 분석의 중심축은 계속 바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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