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900원 붕괴되면 수출차질 심각"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07.10.31 15:15
글자크기

무협, 수출기업 설문조사...70.4%, 원달러 적정환율 '920원~950원 미만'

원달러 환율이 31일 한때 900원대가 붕괴되는 등 환율하락세가 심상찮은 가운데 국내 기업 10개사 중 7~8개사는 최근 환율 하락으로 연초 사업계획을 달성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무역협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263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환율 하락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의 환율수준은 수출기업이 수출마진을 확보하기에 필요한 '최소 환율' 수준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업체의 70.4%는 수출기업들이 수출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환율 수준이 '920원~95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20.4%는 '920원~950원 미만'이, 25.5%는 '930원~940원 미만'이 적정하다고 답해, 환율이 최소 920원 이상돼야 수출기업들은 이윤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사업계획시 반영했던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66.1%의 기업이 '920~960원' 선이라고 응답했다. '880-900원'대로 사업계획 환율을 책정한 업체는 2.3%에 불과했다.



환율이 하락하는데도 수출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는 이유는 '수출물량 공급 증가'(32.7%)와 '해외 고정거래처 확보를 위한 수출'(31.9%) 덕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수출대상국 경기 호조'(12.4%), '장기계약 이행에 따른 수출지속'(9.7%), '기술 및 품질경쟁력 확보'(5.3%)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출기업 53.9%는 환율하락 등 대외악재로 수출증가율이 연초 계획보다 감소했다고 답하는 등 최근 수출확장세는 환율하락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연초 계획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환율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 보다 수출차질이 더욱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39.5%가 환율하락으로 연초계획보다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힌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56.4%가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경공업 부문의 수출차질이 심화되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고정계약비중이 높은 중화학공업 역시 수출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마진율 역시 환율하락으로 연초 계획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업체의 80.6%는 환율하락으로 수출마진율이 연초 계획보다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900원을 하회할 경우 대부분 수출업체의 수출차질은 매우 심각해질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업체의 46.2%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을 하회할 경우 연초계획보다 6% 포인트 이상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수출마진 확보를 위한 대응방법으로 기업들은 수출단가 인상 28.5%, 원가절감 노력 26.2%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헤지 등의 환리스크 관리'(13.7%), '품질 경쟁력 확보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10.2%), '현지 생산확대'(4.7%), '해외마케팅 강화'(2.7%) 등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전체 응답업체의 28.5%가 수출단가 인상을 통해 수출마진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수출기업의 수출마진이 한계상황에 달한 것에 대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면서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