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오일'… 다우, 14000 아래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0.1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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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유가는 사상최고치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씨티그룹의 실적 악화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유가가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씨티 등 대형 은행들이 800억달러에 달하는 펀드를 구성, SIV 채권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도 신용경색 지속에 대한 불안감을 상기시키는 악재로 작용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08.28포인트(0.77%) 떨어진 1만3984.80을 기록했다.
S&P500지수 역시 전날에 비해 13.09포인트(0.84%) 하락한 1548.71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5.63포인트(0.91%) 내린 2780.05로 장을 마쳤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뉴욕증시는 이번주로 피크에 달하는 '어닝시즌'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실적발표와 더불어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뒤 장중 줄곧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제 유가가 86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 매도세를 강화시켰다.

◇ 씨티, 실적 악화에 '공동펀드' 악재 겹쳐



씨티그룹은 3분기 순익이 23억8000만달러(주당 0.47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예상됐던 수준보다는 살짝 높지만 '전년 동기 57% 감소'라는 규모의 충격이 상당했다.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소비자금융 부문의 부진으로 전체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심화시켰다.
씨티그룹 주가는 전날에 비해 3.41% 떨어진 46.24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씨티그룹이 주도, 3개 대형은행이 800억달러에 달하는 공동펀드를 구성, 신용위기 진정에 나선다는 발표도 주가에는 악재가 됐다. 투자자들의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진데다 관련 금융회사들의 자금압박과 손실증가 우려도 작용했다.
씨티와 함께 펀드구성에 나서기로 한 JP모간 체이스와 뱅크오브 아메리카 주가도 각각 1.17%, 1.25% 떨어졌다.

리만 브라더스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전략팀장 아론 거위츠는"(공동펀드 구성은) 투자자들에게 금융시장 경색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켜줬으며, 생각보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키워줬다"고 평가했다.


제품 안전성 문제로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세계 최대 완구업체 마텔도 순익 감소를 발표했다. 마텔은 이날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의 2억3900만달러에서 0.9% 감소한 2억368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 주가가 1.02% 하락했다.

전반적인 실적 우려속에 실적 전망을 상향한 기업도 약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MP3 생산업체 애플은 리먼브라더스의 적정가 상승 조정으로 장중 강세를 보였으나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못해 전날보다 0.16% 하락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애플은 오는 2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세계 최대 바이오전문 기업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젠은 회사 경영권 매각을 위해 칼 아이칸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에 19% 급등했다.
바이오젠의 상승세에 힘입어 아일랜드계 제약회사 엘란 주가가 8.1%, 텔릭 주가가 13.9% 상승하는 등 개별 호재를 가진 종목 중심으로 제약주에 '매수세'가 확산됐다.

지난주 블룸버그통신이 3분기 S&P500 기업이 지난 200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S&P500 기업 중 최소 86곳이 이번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유가 사상 최고치, 증시에 그늘



국제 유가가 신고가를 기록, 증시 전체에는 악재가 됐지만 정유회사 주가는 증시급락에도 불구, 상승세를 탔다. 엑손모빌은 전날에 비해 1.4% 상승했으며, 셰브론 1.01%, 코노코 필립스 0.75%, BP 0.65% 등 대부분 플러스로 마감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배럴당 86달러를 넘어서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전날보다 2.44달러 오른 86.13달러로 마감, 지난 주말 기록했던 최고가를 넘어섰다.
이날 WTI는 장중한때 86.22달러를 기록, 장중 최고 기록도 경신했다.

터키와 이라크내 쿠르드족간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공급부족에 따른 투기적 매수세가 가세하면서 유가가 치솟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비OPEC 산유국들이 전년대비 하루 평균 11만배럴을 감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원유 수요는 전년대비 하루 1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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