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표선수로 정동영 후보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한나라당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겉으로는 "누가 되건 상관없다"며 이명박 후보의 완승을 낙관하지만 물밑 정서는 다르다.
무엇보다 정 후보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무기'를 찾느라 분주하다. 신당은 이미 '이명박 국정감사'를 천명한 상태. 이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2건의 특별검사 법안까지 제출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BBK 투자자문 연루 의혹을 풀기 위해 무더기 증인을 신청, 국회 파행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당내에는 이미 '정동영 조사팀'이 꾸려진 상황. 정 후보의 재산 및 도덕성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내기 위해서다. 이 후보를 향한 검증 공세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경선 결과 정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목표 지점을 틀었다. '정동영 조사팀'이 구성된 것도 이 즈음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경선을 통해 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커져 조사팀을 구성한 것"이라고 했다.
정동영 조사팀은 당내 권력형비리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홍준표) 산하에 조직된 6개팀 중 하나다. 노무현 당선축하금 조사팀, 스타시티 조사팀, 한화 조사팀, 정윤재 보충조사팀, 신정아 보충조사팀 등과 함께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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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팀에는 김정훈 원내 공보담당 수석부대표, 김기현 차명진 박세환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당 소속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 다수도 포함됐다. 제보를 받아 사실 확인을 거친 뒤 국감에서 의혹을 공개한다는 복안이다.
조사팀은 정 후보 외에도 손학규 후보, 이해찬 후보와 함께 단일 후보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관련 정보도 수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팀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는 정 후보의 재산 의혹. 정 후보 일가 친인척의 주식 소유 및 '주가조작' 여부를 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후보의 처남과 동생 등 친인척들의 주식과 관련된 제보를 받고 확인 중(조사팀의 한 의원)"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공격 지점이 정 후보 처남의 주가조작 의혹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정 후보와 민혜경 여사의 고향인 전북 일대를 샅샅이 훑고 있다는 '풍문'까지 등장했다.
특위 한 관계자는 "신당의 이명박 검증 시도에 말려 '수비'에만 급급하면 대선까지 두 달가량 남은 정국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며 "저쪽에서 BBK다, 도곡동땅이다 하며 칼날을 갈고 있는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다. 가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