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변양균 같은 날 검찰출석

양영권,최중혁,장시복 기자 2007.09.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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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신씨 두달만에 귀국,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두달만에 귀국한 신정아씨가 16일 오후 마포구 공덕동 <br>
서부지검에 긴급 소환 되고 있다.ⓒ김병관 기자 ↑두달만에 귀국한 신정아씨가 16일 오후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검에 긴급 소환 되고 있다.ⓒ김병관 기자


'학력위조 의혹'에 이어 권력층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가 돌아왔다. 지난 7월16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지 꼭 두 달만이다.

신씨는 16일 오후 5시20분께 일본 나리타공항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신씨는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일본에 들렀다 오후 2시40분께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출발했다.



신씨는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검찰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이에 앞서 검찰은 "신씨가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며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양 팔이 검찰 수사관들에게 잡힌 채 입국장에 나타난 신씨는 검은색 티셔츠에 청바지, 베이지색 점퍼 차림에 운동화를 신었으며, 헝클어진 머리를 얼굴에 늘어뜨린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신씨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들이 질문을 쏟아내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검찰에 가서 모두 밝히겠다"는 짧게 대답한 뒤 곧바로 공항 보안요원 10여명에 둘러싸여 대기하고 있던 검찰 차량으로 이동, 서부지검으로 향했다.

신씨보다 30여분 늦게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신씨측 박종록 변호사는 "신씨가 자신이 위조된 학력을 갖게 된 데 대해 스스로 밝힐 여력이 없다고 판단, 검찰에 학력이 위조된 경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신씨가 자진 귀국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신씨가 미국 로펌 변호사와 사립탐정을 고용, 학위 위조 경위를 조사했으나 예일대측에서 확인을 해주지 않아 소득이 없었다고 한다"며 "차라리 한국에 들어와 검찰조사를 통해 확인을 하겠다고 계획을 바꿨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16일 오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환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서부지검에 <br>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 ⓒ 뉴시스<br>
↑16일 오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환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서부지검에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 ⓒ 뉴시스
공교롭게도 이날 신씨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서울 서부지검에 도착, 조사를 받기 시작해 신씨와 변 전 실장이 마치 사전에 검찰 조사에 대해 입을 맞춘 듯한 인상을 풍겼다. 변 전 실장은 이날 오후 2시쯤 모범택시를 타고 서부지검 현관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곧장 향했다.

이에 대해 신씨측 박 변호사는 "신씨가 4~5일 전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결심한 뒤 바로 검찰에 통보했다"며 "변 전 정책실장과는 출두에 대해 사전에 협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학력위조 의혹'의 당사자인 신씨와 신씨를 다각도로 비호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변 전 실장이 같은 날 함께 검찰 조사를 받게 돼 검찰 수사가 급진전을 보일지 주목된다.

검찰은 피의자 신분인 신씨에 대해 혐의 확인을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내사자 신분인 변 전 실장도 외압 의혹이 확인된다면 사법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허위 학력을 이용해 동국대 교수에 임용 및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된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또 불교 사찰에 대한 국가 기금 및 사업비 지원 과정과, 성곡미술관에 대한 기업체 후원이 이뤄진 내막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신씨 변호를 맡은 박 변호사는 신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서부지검 차장 출신으로 과거 황우석씨 사건도 맡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변 전 실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영진 변호사와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변 전 실장과 부산고 동창생으로 대검 수사기획관과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낸 베테랑인데다 예산 관련 업무를 담당해 변 전 실장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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