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연' 축제분위기··李 '화합론' 설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8.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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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원내외 당협위원장 150명 '회포'..이재오 "서청원 비판 신경안쓴다"

'승자'의 축제엔 '여유'가 넘쳤고 환호가 가득했다. 자중하는 모습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부인했던 것과는 달리 단순한 '해단식'이라기보다는 '자축연'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27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의 만찬. 경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했던 150여명의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이 경선 후 처음 만나 회포를 푸는 자리였다.



이 후보를 비롯해 박희태·김덕룡 공동 선대위원장, 이재오 최고위원, 박형준, 주호영 의원 등 캠프 핵심 참모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축배 구호인 '이대로(이명박을 대통령으로)'를 외치며 경선 승리를 자축했다.

이 후보 역시 인삿말에서 승자의 여유로움을 담아 '화합'을 유독 강조했다. 행사가 승자의 축제로 비쳐지는 데 대해 부담스러운 기색도 엿보였다. 이보다 조금 앞서 서울 시내의 한 중식당에서 해단식을 연 박근혜 전 대표측의 거부감을 고려해서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 있는 분들 모두 고생했는데 막상 승리해 놓고 보니 너무 자랑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운을 뗐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기쁨도 감춰야 하고 하고 싶은 말도 자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단합'을 거듭 당부했다. "오늘 이 모임은 캠프의 해단과 더불어 새로운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하나되는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경선 과정을 통해 여러가지 개인적으로, 캠프간에 섭섭한 점이 있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경선결과가 발표되는 순간부터 잊고자 했고, 빠른 속도로 잊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참석자들을 향해서도 "이제, 우리 너희, 이팀 저팀, 이 쪽 캠프 저 쪽 캠프, 이런 것들도 오늘 저녁 이 시간부터 없어져야 한다"며 "여러분들도 그렇게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대신 이 후보는 범여권에 칼을 겨눴다. "요즘 범여권에서 나오는 후보마다 똑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며 "어느 후보 하나 대통령이 되기 위해 비전을 갖고 나오는 후보는 없고 이명박을 비난하는 것으로 대권출마 하는 것을 보며 아직도 우리 정치가 한계에 머물러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저를) 비난하는 후보들은 부디 이명박 후보가 대꾸좀 해달라고 하고 있을 테지만 절대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더 큰 고지를 향해서 올라가야 할 처절한 싸움을 앞두고 있다"며 "온몸을 던져 좌파정권, 무능한 정권 10년을 반드시 바꾸겠다.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후보 비서실장 및 당 사무총장 인선 시점에 대해서는 "뭐가 그리 급한가. (내일은 발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오 최고위원은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날 박 전 대표측 서청원 고문이 자신을 겨냥해 "무슨 반성을 하느냐. 선거인단에서 승리한 것을 반성해야 하느냐. 이 후보측은 왜 당원들이 등을 돌렸는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비판을 쏟아낸 데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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