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00조원대로'금융의 삼성'같이 덩치 큰 국민은행, 효율과 혁신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신한금융그룹, 하나지주. 펀드시대의 기린아 미래에셋. 아니면 아직은 모습을 숨기고 있을 새로운 차원의 금융기업. 이들 중에 누가 가장 '한국의 씨티나 골드만삭스'화할 싹수가 있고 그 싹을 키우기 위핸 어떤 토양을 갖춰야 하나.
10년-20년후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하고도 어려운 테마이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잘하는 선수 더 잘하게 하고 선수들끼리 서로 피터지게 경쟁해 어떤 글로벌 금융기업과도 맞붙어서 밀리지 않을 실력과 맷집을 갖추면 된다.
한국경제를 뒤돌아 보면 60-70년대가 중동 근로자, 월남파병, 서독 광부-간호사같이 노동력 팔아 공장 지은 원시적 자본 축적기였다면 80-90년대는 반도체 자동차 섬유같은 상품 팔아 국부를 불린 시기이다.
이런 금융수출에 누가 가장 적합할까. 개인은 미국 부동산이든 베트남 주식이든, 자기 돈이든, 남의 돈을 끌어 모아서든지 맘껏 투자할 수 있게 돼있다. 은행 증권사들도 대체로 해외투자가 자유롭다. 그러나 기업들의 해외 금융은 이런 규제, 저런 제한으로 묶여있다.
모스크바 사정을 삼성전자 세일즈맨이 더 잘알까, 증권사 파견 직원이 더 잘알까. 뜨고 있는 중국 시장을 궤뚫고 있는 사람은 SK 상사 직원인가 지점 은행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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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007 가방 하나 들고 5대양 6대주를 누볐던 종합상사원들의 투자 노하우는 사장되고 있다. 소버린의 쓰라린 경험과 카알라일, 론스타의 공격에서 배운 것을 중국 인도 베트남에 가서 써먹어야 하는데 썩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 영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 바로 기업을 막아놓고 있는 것이다.
기업과 금융을 분리하고 차단하는게 바람직한 시대가 있었다. 한걸음 더나가 기업의 금융겸업을 엄격히 통제하는 '금산분리 정책'은 지금도 대한민국 산업정책, 금융정책의 제일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부족한 돈 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