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패'이명박,답답이건희,억울 정몽구

머니투데이 이백규 산업부장 2007.04.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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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규의 氣UP]요즘 재계 관심사는....

'필패'이명박,답답이건희,억울 정몽구


대기업 임원을 만나 최근 관심사를 물으니 '대선과 현대차'라는 답이 왔다. 12월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 그가 설명하는 '이명박 필패'의 대선 시나리오는 가상 속의 세계 같지만은 않았다. 여론조사 지지율 50%선에 육박, 현재로선 승리가 확실시 되는 MB가 지는 스토리는 이렇다.

오는 8월 평양에 이어 대선을 2개월 앞둔 10월 서울에서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을 한다. 여기서 두 정상은 양쪽 동시 50% 감군과 6자회담을 평화회담으로 교체하는 합의안을 발표한다. 남측은 국민 개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한다. 해방이후 60년 이상 지속된 남북 적대적 관계는 평화회담과 군축 발표로 영구적 평화관계로 바뀐다.



긴장이 옅어지고 평화통일의 붐이 조성되고 국민들은 들뜬다. 특히 입영대상을 비롯한 젊은이들은 군대 안가게돼 좋아하고 평화와 통일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가져다 준 이땅의 좌파에 감사해 한다.

4년여의 실정으로 인한 '(좌파는) 더이상 안된다'는 지배적 여론은 '(좌파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논리로 대체되고 이명박은 외면당한다.



(감군으로 인한 군장비 고도화, 공군력 증강 정책으로 미국물자 구매를 늘리고 여기서 나오는 리베이트는 평양에 보내진다. 부시의 지지기반은 더욱 공고해진다. 남북미 3국 수장은 상생하고 이명박은 패퇴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친미-친북' 발언 및 이해찬 이화영 의원,안희정,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 시나리오가 먹히지 않으면 노대통령이 대선날 며칠 앞두고 갑자기 변절을 선언하고 MB 손을 들어준다. '죽음의 입맞춤'은 즉효를 발휘,지지율이 한자리수로 떨어진다~~~.


현대차 그룹은 구원이 있는 MB가 안되자 안도하지만 삼성그룹은 또다른 5년을 준비하느라 바빠진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위기의 시절 샌드위치가 된 현실에 답답해 하고 있을 것이다. 효자상품 반도체는 여전하지만 탄력을 약해지고 있고 가전은 적자다. 제2의 캐시카우 휴대폰은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10년을 끌고 있는 에버랜드 건은 청와대 사법부 검찰 언론의 핑퐁으로 허공에 떠돌고 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5~6년 뒤 큰 혼란을 맞을 것'이란 일성은 담론 부재의 시대에 사회적 논의를 한단계 끌어 올리는 듯했으나 반대론자들의 이상한 비틀기로 진의는 변질됐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그의 목소리는 과거에 잡혀있고 현재에 묶여 있는 대선 정국 속에 그냥 잦아들고 있지만 그래도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공동체의 원로로서 앞으로도 할말은 해야 할 것이다.

주가가 절반으로 꺽인 현대차 (250,500원 ▲6,500 +2.66%).SK의 한 고위임원은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부의 상징이자 한국민 자존심의 표상인 현대차가 노조와 공권력에 치여 시장가치가 훼손되고 있고 이는 곧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총수가 재판받는 '죄인 경영'과 세계 최강의 노조에 발목 잡힌 '반쪽 경영'의 이중고에 갈수록 망가지고 있는 현대차를 저대로 방치해야 하는 것인지, 그의 설명엔 안타까움이 묻어 났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총수를 죄인으로 옮아매고 놔주질 않는 공권력을 개탄했다. 고정주영 회장의 뒤를 이어 오로지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기업을 키워왔건만 돌아오는 것은 집권층의 싸늘한 냉대이니 정회장은 진심을 몰라주는 사회에 대해 야속함과 억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현대차는 신차 제네시스를 전격 공개, 벤츠에 도전장을 냈고 렉서스와는 베라쿨르즈로 일합중이다. 정회장이 사법적 굴레와 심리적 부담을 훨훨 털고 경영에만 몰입한다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의 한판 승부를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수 있게 된다면 현대차는 제2의 삼성전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를 둘러싼 막혔던게 풀리고 원하는 것을 득하면 5~6년후 삼성과 현대차,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많이 환해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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