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시장 지켜나갈 힘 있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08.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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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금융대책회의…"서브프라임,엔캐리 트레이드 큰 문제 안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주가가 사상 최대규모로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정부가 16일 금융상황점검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응방안 모색에 나섰다.

정부는 서브프라임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외환보유고 등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며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16일 과천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어 "정부가 서브프라임 부실 등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과거 경제 위기와 비춰볼 때 지금은 경제운용이 건실하고 펀더멘털도 좋은데다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도 신뢰를 받고 있어 최근의 국제금융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시장을 확고히 지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브프라임 타격 제한적 = 김 차관은 "현 단계에서 우리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서브프라임 부실의 직접적인 국내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7월말 현재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평가손은 8500만달러로 추정했다.



또 미국과 달리 국내 주택 담보대출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 차관은 "우리도 주택담보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선제적으로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안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축은행 연체율이 다소 높다는 것이 문제일뿐"이라며 "주택가격 급락 등 사태 악화에 대비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만약 국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우려될 경우 즉각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 금융기관에 유동성 부족사태가 발생할 경우 유동성 조절대출 등을 통해 신속히 지원하고,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조짐이 보일 경우에는 RP매입 등 공개시장 조작정책을 통해 시장안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국내 파생결합 금융상품에 대한 감독체계 전반을 재검토하고, 개별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체계를 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관련 정부는 이날 오후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등으로 구성된 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 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주택담보대출.파생결합 금융상품 동향 등 국내외 금융시장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엔 캐리 청산 걱정하지 않아도 돼 = 현재 전세계적인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는 약 2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국제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엔 캐리 트레이드 문제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임영록 재경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000억달러가 넘는 전체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중 국내에 유입된 금액은 약 60억달러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리 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차관은 "주식,외환시장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필요할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석동 차관도 "우리는 외환 통계시스템과 제동 장치가 엄격하게 가동되는 나라"라며 "엔 케리 청산이 이뤄져도 충분히 대응할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관련 오는 21일과 2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엔 케리 트레이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주가급락,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 정부는 이날 주가급락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어제 광복절로 주식시장이 하루 쉬면서 세계 증시 급락을 피해갔고, 오늘 이같은 부분이 반영돼 다른 나라보다 더 떨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차관은 "오늘 시장을 보면 외국인과 개인은 매도하고 기관은 매수하는 양상"이라며 "외국인의 경우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고, 개인은 주가가 2000포인트에서 1700까지 빠르게 하락하면서 불안한 마음에 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그러나 "오늘 경제상황 전반을 점검했지만 큰 동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물경제 흐름에 비춰 지나치게 빠르게 급등할때 우려했던 것 처럼 급락할때 시장을 잘못 판단해서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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