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유시민과는 얼굴색도, 성격도 다르고…"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07.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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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총리가 18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꼭 한 달만이다. 한달 동안 지역을 돌며 자신감을 얻은 듯 했다.

"후보를 잘 선출하면 능히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모습을 봤다" "정책으로 수렴해 잘 제시하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느껴졌다" 등 한달간의 대선 행보 성과에 대한 만족스러움이 묻어났다.



정치 현안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대꾸했다. 같은 색깔로 분류되는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유 전 장관과는 얼굴 색도 다르고 성격도, 출신지역도 다르다"며 웃음으로 넘겼다.

대통합신당에 대해서는 "8월5일쯤 신당이 만들어지고 우리당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견지했다.



다음은 이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대통합신당 관련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다. 양당의 결합방식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는지.

▶지금 통합 논의는 제 정치세력이 하고 있다. 현재 우리당에서 탈당한 그룹과 시민사회에서 창당선언을 한 그룹이 일단 하나의 당을 만드는 쪽으로 진행된다.


당이 만들어지면 우리당과 민주당, 손학규 전 지사 진영이 참여하는 것으로 윤곽이 드러나 있다. 우리당은 당대당 통합하는 방향으로 결의가 돼 있다. 손 전 지사 진영은 당이 아닌 만큼 진영이 합류하는 쪽으로 될 것 같다.

통합 민주당은 전체가 참여한다는 의견도 있고 일부래도 참여하겠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내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 같다. 8월5일쯤 시민단체와 탈당 의원간 당이 만들어지고 그 뒤 참여를 하게 될 것 같다.



-통합민주당은 물론 민주당내 대통합파도 열린우리당의 당차원 결합을 반대하는데.

▶그렇지 않다. 김효석 의원도 많났고 김호진 미래창조연대 공동대표도 만났다. 당대당 통합에 반대하지 않는다. 당대당 통합을 하자는 입장이다. 통합민주당에서 박상천, 김한길 대표는 당대당 통합은 안된다는 입장인 것 같다.

통합신당을 만드는 것으로 결의했기 때문에 우리당은 다른 정파와 통합 차원으로 결합해야한다. 그게 아니면 전당대회 결의를 바꿔야 한다. 통합을 하려는 사람은 우리당이 분열되지 않고 전체가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다.



-범여권 지지율이 미미한데.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은 응답률이 10% 미만인 것도 있다. 현재는 참고자료로 보면 될 것 같다.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의사표시하기 어려운 상태다. 8월 들어가서 대통합신당이 만들어지고 후보들이 압축되면 지지율 변화가 올 것이다.

-충청지역 출신이지만 지역 기반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제 고향이 충청도지만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충청도가 고향이어서 충청도 사람이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경선룰 과련 1차 합의가 발표됐다. 선거인단 규모나 컷오프 등을 놓고 논란이 있을 것 같은데.

▶실무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할 단계는 아니다.많은 국민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게 국민경선 취지에 맞다고 생각한다. 또 너무 많은 부분이 TV 토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 토론을 하려면 그 정도의 규모가 되는 게 적절하다.



-정동영 전 의장과 한명숙 총리 등이 주민등록초본에다 직계 존비속 포함해서 각종 세금 납부 내역까지 공개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주자들의 동참을 촉구했는데.

▶주민등록 초본, 세금 관계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 필요하면 종개할 수 이다. 거의 신림동에서만 살아서 주민등록표를 보면 간단하다. 이사도 별로 안 갔다. 재산도 공직자 재산등록을 해왔다.

-유시민 전 장관과 비슷한 색채, 캐릭터를 갖고 있다고 한다. 유 전 장관이 출마를 준비하면서 두 후보가 겹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묘하다. 유 전 장관이 제 보좌관을 한 게 18년 됐다. 강산이 변해도 두 번이나 변한 시간이다. 유 전 장관은 그동안 유학도 했고 돌아와서 활동을 잘 했다. 의원도 두 번했고 복지장관으로도 잘 했다. 뛰어난 능력과 철학을 가진 정치인이다.

출마를 하는데 아무 손색이 없다. (나와) 결부시키는 것은 유 전 장관에 대한 결례다.색깔이나 개성이나 저랑 많이 다르다. 얼굴색도 많이 다르고. 성격도 많이 다르다. 출신 지역도 다르다.

-친노로 분류되는데.



▶친노도 언론이 보는 것이다. 심층 면접 조사를 해보니까 친노라고 보기 보다 친DJ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제가 전라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하는 견해도 많다.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고 총리도 했고 친노인 것은 맞다. 친노뿐 아니라 친DJ 도 맞다.

-총리시절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봤을 텐데. 이랜드 비정규직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법 과정에서 당사자들과 많은 논의를 했다. 법 성격상 법으로 할 게 있고 노사간 합의를 통해 할 게 있다.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비정규직 문제는 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법도 있어야 하고 노사의 고용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기업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임금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숙련된 노동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지원해야 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한 평가는.

▶선거를 돌아보면 어떤 정치세력이 단독으로 집권해 본 적이 없다. 92년에는 3당합당을 통해 했고 97년은 DJP 연대가 있었다. 2002년에도 후보단일화를 통해 했다.



우리 사회가 지역적, 계층적으로 많이 분화돼 있기 때문에 한 세력이 단독으로 집권하기 어렵다. 손 전지시가 범여건은 아니지만 반한나라당 후보기이 때문에 통합에 합류하는 것이다. 공정한 국민경선에 참여해서 되는 사람이 나갈 것이다.

-최근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는 참여정부 실패를 전제로 하는 기회주의 세력, 탄핵 세력에 사과를 요구했는데.

▶어느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모른다. 다만 나는 정책적으로 현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한 사람이다. 2년 가까이 총리를 했다. 총리할 때는 대통령으로부터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받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정책에는 책임을 지고 있다.



공이 있다면 대통령의 몫이라고 할지라고 부족함이 있다면 제 몫이다.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 역대 정부와 비교해보면 외교 안보면이나 경제면에서 실패한 정부가 아니다.

참여정부가 실패했다는 얘기는 정치적 공방을 위한 것이지 실체하고 거리가 멀다. 참평포럼 지적은 타당하다.

-한나라당 빅2간 검증 공방이 치열하다. 어떻게 보는지.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문제라든가 자기 건물 고도제한 해지 문제 등을 보면서 그 정도인줄은 몰랐다. 95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그 정도가 얘기가 됐다면 서울시장 선거도 어렵지 않았겠나. 당시 내가 서울시장 선대본부장이었다. 주민등록초본같은 것 열어보지 않고 했다. 지금은 열어보는 것 같은데….

그 행위를 한 사람도 문제지만 그 자료를 비공식 루트로 보는 것도 옳지 않다. 의혹 해소 차원에서 제출 하면 된다. 본질은 흐려지고 논의는 이상한 데로 가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 불신만 할 뿐이다. 국민들이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실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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