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집단 탈당 초읽기… 셋으로 분열?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7.01.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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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열린우리당 당헌개정 무효 결정으로 전당대회 무용론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우리당이 3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당내 최대계파의 수장인 정동영 전 의장이 이미 탈당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고, 개혁성향의 초선의원인 임종인 의원은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통합신당과 관련해 김근태 의장과 정 전 의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우리당 해체 초읽기 돌입= 임 의원이 탈당에 불을 댕겼다. 그는 22일 탈당계 제출 후 "보수화된 열린우리당으로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할 수 없고 한나라당의 집권도 막을 수 없다"며 "새로운 개혁정당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벌체제의 모순과 빈부격차 확대, 양극화 심화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개혁정당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임 의원은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우리당을 떠나는 탈당 1호 국회의원이 됐다. 특히 임 의원은 동료 의원 10여명과 탈당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개혁성향을 갖고 있는 의원들의 추가탈당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분열없는 대통합'을 강조해 온 정 전 의장도 지난 21일 당 사수파를 강하게 비난하며 사실상 탈당을 시사했다.

정 전 의장은 "소수 개혁모험주의자들의 지분 정치, 기득권 지키기 정치가 계속된다면 같이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29일 중앙위에서 당 사수파의 방해로 당헌 개정안이 무산된다면 결단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온건 신당파로 분류된 정 전 의장마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우리당의 해체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탈당론에 공감하는 의원 수는 50~6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개적으로 탈당의사를 밝힌 염동연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호남의원들, 천정배ㆍ이계안ㆍ최재천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당내 최대계파인 '정동영계'가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경우 일부 탈당 수준을 넘어 분당사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대거 탈당시 당 3분 될 것= 반면 김 의장은 분열 없는 신당 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에서 "탈당을 공언하거나 실력저지를 거론하는 사람들은 비겁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오는 29일 중앙위원회가 끝날 때까지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일체의 발언을 중지해달라"고 촉구했다.

기존 탈당론자들은 물론, 전날 탈당을 시사한 정 전 의장을 모두 겨냥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 창당을 추진키로 합의한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거 탈당으로 이합집산과 핵분열이 본격화되면 우리당은 3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단 이화영 의원 등 당사수파의 경우 우리당에 잔류할 것이 확실시 된다. 탈당파 중 임종인 의원처럼 개혁성향의 의원들은 시민단체 등 전문가 그룹과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탈당의 변에서 드러났듯 보수적 색채를 갖고 있는 의원들과 한배를 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내 전략기획위원장인 이목희 의원은 이와 관련 "보수적인 분들은 민주당에 방점을 찍을 것이고, 개혁적인 분들은 시민사회 전문가 그룹 등과 함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거 탈당이란 당 사수파를 제외한 대다수가 나간다는 의미"라며 "29일 중앙위원회 개최 이전에 일부 의원들이 탈당하고, 중앙위에서 당헌 개정안이 부결, 무산되면 대거 탈당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29일 중앙위 전후로 상당수 의원들이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이번 주가 탈당정국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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