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사무총장, 여기자성추행'일파만파'(상보)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6.02.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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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성추행 살해 사건으로 국가차원의 성범죄 근절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최연희 사무총장이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즉각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고, 성추행 장본인인 최 총장은 모든 당직을 사퇴했다.



◆박근혜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27일 최 사무총장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요즘 우리 한나라당에서 국민에게 지탄받을 일들이 여러번 일어나고 있다"며 "신뢰라는 것은 얻기는 힘드나 무너지기는 쉬운 것이다, 국민의 지지도 한번 무너지면 회복되기가 힘들다는 것을 우리가 명심해야한다"고 말하며 당원들의 자성을 부탁했다.

박 대표는 "정치인은 다른 사람보다도 더 말과 행동이 남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철저하게 반성을 하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오후 소집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사무총장은 성추행 사실이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책임지고 모든 당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최고위원회의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검찰 간부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최 총장은 강원도 동해·삼척 출신의 3선 의원으로 현재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24일 저녁 동아일보 만찬서 성추행

한편 동아일보는 27일자 신문을 통해 "최연희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 했다"며 지난 24일 동아일보 기자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들간 만찬 자리에서 발생했던 성추행 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동아 기자들은 24일 오후 8시경부터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겸한 만찬을 가졌다.



이날 자리는 신임 당직자들과 상견례를 하자는 박근혜 대표측의 요청에 따라 마련됐다. 한나라당에서 박 대표 외에 이규택 최고위원, 최 총장, 이계진 대변인 등 7명이, 동아일보에서는 임채청 편집국장, 이진녕 정치부장과 한나라당 출입기자 등 7명이 참석했다.

이 음식점 내 노래 시설을 갖춘 방에서 이어진 나머지 참석자들의 술자리에서 최 총장이 갑자기 자신의 옆에 앉아 있던 동아일보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두 손으로 가슴을 거칠게 만졌다. 그러나 당시 만찬 자리에서는 박 대표와 임 국장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이에 해당 여기자는 즉각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큰 소리로 성추행에 항의한 뒤 방을 뛰쳐나갔다. 최 총장은 사건 경위를 따지는 동아 기자들에게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자리에 음식점 주인은 모습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이 최고위원 등 다른 당직자들도 그 자리에서 바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사과했다.

◆전자팔찌 채워야...

최 총장의 당직사퇴와 박근혜 대표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파장은 쉽게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성추행에 대한 최 총장의 해명이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꼴이 됐다.



최 총장은 지난 24일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며 동아 기자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음식점 주인에게는 성추행을 해도 된다는 말"이냐며 최 총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독자 댓글 게시판에서 필명 '집중과 분산'은 "기자는 안되고 식당 아줌마는 주물러도 된다는 것"이냐며 "그런 사고 때문에 유아, 어린이, 청소년, 장애우 들이 그렇게 성추행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의 댓글 게시판에서 아이디 'kms5511'은 "전자팔찌를 채우고 문패에 성추행범이라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bfk1981'은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만졌다'는 말은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가수 김모씨의 말 이후 최고의 어록이 될 것"이라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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