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재수생' 케이뱅크, 수익성 개선 고삐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4.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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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와 수신 잔액 구성 비교/그래픽=김다나카카오뱅크와 수신 잔액 구성 비교/그래픽=김다나


케이뱅크가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확대를 위해 파격적인 대고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달리 요구불예금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아 막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하고 있어서다. 요구불예금 확대는 최우형 신임 은행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IPO(기업공개)를 위해서도 꼭 풀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6일 기존고객에게 1~1000원 및 신규고객에게 1만~1만5000원을 지급하는 '행운카드' 이벤트를 진행했다. 특히 기존고객은 참여 횟수에 제한이 없어 클릭 몇 번만으로 몇 천원을 받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에 입소문만으로 이벤트 참가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자 케이뱅크는 해당 이벤트를 일시 중지한 상태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만14~17세 미성년 고객을 대상으로 'Hi teen 용돈 뿌리기'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신규 미성년 고객이 케이뱅크의 청소년 카드인 Hi teen 카드를 개설하면 최대 7000원을 지급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말 최우형 신임 은행장을 맡아 올해 IPO 재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공격적인 이벤트로
고객을 모으고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케이뱅크는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확충이 절실하다. 케이뱅크는 자금조달(수신)을 이자가 비싼 저축성예금에 사실상 100%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 19조676억원 가운데 저축성예금이 19조669억원, 요구불예금은 7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케이뱅크의 요구불예금 분류에는 2% 수준의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 잔액 등이 제외돼 다른 은행과 비교해 특히 요구불예금이 적게 잡힌다.

케이뱅크가 진행한 '행운카드' 이벤트도 대표적인 요구불예금 확보수단인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나 생활통장 등 계좌개설을 해야 참가할 수 있었다. '용돈 뿌리기' 이벤트의 Hi teen 카드도 선불충전식 카드로 해당 카드에 충전한 자금은 요구불예금으로 분류된다.

요구불예금이 부족한 것은 케이뱅크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역성장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이자수익이 8741억원으로 전년 5219억원에 견줘 67.5%(3522억원) 늘었지만, 이자비용이 209.9%(2870억원) 급증한 423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순이자수익은 4504억원으로 17%(651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2021년 6월말 상장을 앞뒀던 카카오뱅크의 상황과 비교하면 더 분명하다. 당시 카카오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 26조6259억원 가운데 저축성예금은 11조5746억원이었고, 요구불예금은 56%에 달하는 15조513억원이었다. 높은 요구불예금 비중 덕에 반기 기준 이자비용이 736억원에 그쳐 순이자수익 2711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8월 상장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의 연간 이자비용은 1647억원, 순이자수익은 6213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파격적인 이벤트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확대도 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달 MAU는 약 400만명으로 전월(344만명) 대비 약 1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시 MAU는 1600만명 수준이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들이 더욱 체감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다 보니 반응이 뜨거웠다"라며 "특정한 목적보다는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벤트를 지속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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