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 휴젤, 6조원 美 시장 진출…'보톡스 공방'은 계속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3.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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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 끝에…휴젤 '레티보' 美 FDA 허가
파트너사 '영업력' 관건…경쟁사 메디톡스와 분쟁 '변수'

'삼수생' 휴젤 (201,000원 ▼4,500 -2.19%)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가 미국 시장 문턱을 넘었다. 유럽과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톡신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로가 뚫리면서 해외수출 성장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경쟁사인 메디톡스 (138,400원 ▲1,100 +0.80%)와 소송전이 남아 분쟁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우려는 여전하다.

FDA 승인에 '미간 주름' 쫙 펴진 휴젤…톡신 '빅3' 모두 입성
휴젤 '레티보' 품목 허가 주요 국가.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휴젤 '레티보' 품목 허가 주요 국가.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4일 휴젤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 50유닛·100유닛에 대한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레티보는 대웅제약 (111,900원 ▲200 +0.18%)의 '주보'(국내명 '나보타')에 이어 두 번째로 FDA 문턱을 넘은 'K-보툴리눔 톡신'이 됐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전 세계의 60%에 달하는 최대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톡신 시장 규모는 약 6조3000억원에서 2030년 약 8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FDA 승인으로 휴젤은 글로벌 3대 톡신 시장인 미국·중국·유럽에 모두 진출한 국내 최초 기업이자 전 세계 세 번째 기업이 됐다. 그간 휴젤은 중국과 유럽·호주에 이어 캐나다·남미 등에 진출하며 해외수출 외형을 키웠다. 아시아와 남미 매출 호조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역대 분기 사상 최대 성과를 달성했다. 레티보는 현재까지 총 63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휴젤은 2018년 미국 파트너사 크로마파마·크로마USA와 함께 현지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현지법인 휴젤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FDA 승인은 '삼수' 끝에 얻은 성과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현지 시장 특성에 맞는 판매 전략을 수립해 미국 내 제품 출시와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중순 제품 출시를 목표로 시장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 론칭으로 북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며 "미국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트너사 영업력이 관건"…경쟁사 메디톡스와 소송은 변수
휴젤-메디톡스 ITC 소송전 타임라인.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휴젤-메디톡스 ITC 소송전 타임라인.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경쟁사 메디톡스와 분쟁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메디톡스는 2022년 3월 휴젤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공정 및 균주를 도용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휴젤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서고 있다. 메디톡스가 소송 간소화 등을 이유로 균주 관련 영업비밀에 이어 제조공정까지 본안에서 철회한 점은 휴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핵심 쟁점은 휴젤의 '균주 절도' 여부로 오는 6월 예비판결과 10월 최종 판결이 예정돼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쟁점이 본안에서 철회된 건 휴젤에겐 긍정적"이라면서도 "경쟁사와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은 기업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소할 경우 비용 문제나 법적 리스크 등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젤 현지 파트너의 영업력이 미국 시장 공략의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애브비의 '보톡스'를 비롯해 레반스 테라퓨틱스 '댁시파이'·프랑스 입센 '디스포트'·독일 멀츠 '제오민' 등 글로벌 제품이 현지 시장에 이미 진출했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FDA 승인뿐 아니라 회사 및 파트너사의 영업력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에 따라 실제 매출이 달라진다"며 "휴젤의 파트너사가 영업적인 부분에서 얼마나 현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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