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삼킨 글로벌 TV시장…美·中 동반 '역성장' 현실로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20.03.17 05:30
전 세계 TV 판매의 양대 산맥인 북미와 중국 시장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역성장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둔 2분기 성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TV사업 전략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북미와 중국 TV시장은 각각 29%, 20%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역성장 규모는 올 초 예상한 감소치인 -3%보다 크게 오른 수준이다.

1분기가 전통적인 TV 판매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북미와 중국의 동반 부진은 이례적이다. 중국 TV 수요는 30~40형 소형에서 65형 이상 대형으로 한창 갈아타는 과도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노동력 부족과 물류 문제 등이 발생한 데다 소비 심리까지 위축된 탓에 올해 1분기 글로벌 TV시장 전반이 크게 침체됐다고 IHS마킷은 분석했다.

특히 '유로2020'(6월)과 '도쿄 2020 올림픽'(8월) 등 TV 판매 성수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당분간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IHS마킷은 2분기도 북미(-10%)와 중국(-4%) TV시장이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만약 도쿄 올림픽이 연기·취소될 경우 낙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TV 세트 업체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개월째 치솟는 LCD(액정표시장치) 가격도 부담이다. 중국 최대 패널 업체인 BOE를 비롯해 중국 현지 LCD 공장 가동 지연과 셋트 업체 간 재고 비축 경쟁 때문에 가격은 상승을 거듭하는 추세다. 지난달 기준 32형짜리 패널 가격은 36달러로 전달대비 13% 급등했으며, 55형은 111달러로 한 달 전보다 9% 올랐다.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5형 이상 대형 라인업과 8K 컨텐츠 강화 등으로 수익성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2020년형 신제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 돌입한 상태지만 최근 유럽 선진 시장의 코로나19 확산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TV 업계는 올림픽 특수 실종에다 패널 가격 상승, 얼어붙은 소비심리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최대한 빨리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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