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 가전제품 양판점. 에어컨 성수기임에도 상담 받는 고객이 없다/사진=이정혁 기자
올해 신제품 에어컨으로 '라인업'을 싹 바꾼 에어컨 매장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름 성수기에 구입하는 것보다 가격 할인 등 혜택이 많았지만 에어컨 매장에는 구경하는 손님조차 한 명도 없었다.
이날 오후 내내 고객 전용 주차장은 텅 비었다. 매장의 한 직원은 "2주 전부터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준 것을 실감한다"며 "주차장은 물론 매장 곳곳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고 귀띔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백색가전 판매는 아무래도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결혼식과 이사 등을 줄줄이 연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판매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2~3월에 역대 최악의 판매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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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전 시장 규모는 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힘들 수 있다.
지난달 CCSI(소비자심리지수)도 9.6%로 이전 달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이 같은 낙폭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던 2015년 6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일부 주력 제품들은 온라인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온라인 판매량을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위생가전 온라인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