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아버지, 아직 옆에 계신 느낌"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김남이 기자 | 2019.06.03 16:23

조원태, IATA서 기자간담회 열고 "아버지 철학 잇겠다"…외신 질문에 영어로 즉각 답하며 경영의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이라고 부르면 저도 옆을 둘러봅니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한진그룹 구상'에 대한 질문에 대뜸 이렇게 답했다. 그는 "(아직도 호칭이) 익숙하지 않고 아버지가 옆에 계신 느낌이 아직 든다"고 했다.

지난 4월 70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이야기다. 이날 마무리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 역시 조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그의 자리가 될 것이었다.

조 회장은 "너무 갑작스럽게 일을 당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회장직) 수락을 했지만 아직도 마음이 허전한 건 있다"면서 "앞으로의 계획은 선대 회장 및 창업주의 경영철학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철학을 받들어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면 임원들과 함께 의논해 과감하게 (변화)할 것"이라며 "단, 기본 철학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IATA 연차 총회를 통해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아버지 장례식을 마무리한 뒤 나서는 첫 공식석상이기도 했다.

총회 의장으로 선출돼 활약하며 행사에 집중했던 그는 3일 기자간담회 현장에 다소 홀가분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서류가방을 들고 자리에 앉은 그는 미리 준비한 자료들이 있는 듯 문서를 꺼내들고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간담회는 예상대로 질문이 쏟아졌다. 상속, 경영권 분쟁 등 민감한 문제에서부터 항공업계 동향 및 향후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내·외신 가리지 않고 질문이 쏟아졌지만 조 회장은 준비한 대로 적극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선 적절한 단어를 고르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영권, 상속 등 민감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선 "곤란한 부분"이라며 선을 그었다.

영어 질문들에는 즉각 영어로 여유있게 답했다. 간담회가 마무리될 때쯤엔 외신 기자와 함께 농담을 나눴다.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직원과의 소통을 묻는 질문에 "최근에 IATA 총회 준비도 그렇고, 아버지 (장례) 문제도 있고 해서 여러 가지로 진행을 못한 점이 있다"며 "그 부분 인정하고, 대신 이제 다 마무리했으니 회사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간담회가 아닌 자리에선 말을 아꼈다. 행사를 마친 뒤 이동하는 과정에서 그는 서면 유언장 여부, 상속 문제 해결 여부, 가족의 복귀 가능성 등 질문을 들었지만 답변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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