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업계 신고식' 조원태 한진 회장, 존재감 각인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6.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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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ATA 연차 총회 의장·집행위원회 위원 맡아…스카이팀 회장단 의장도 선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가운데)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가운데)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조원태 한진 (20,300원 ▼600 -2.87%)그룹 회장(대한항공 (21,700원 ▼150 -0.69%)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의장과 집행위원회(BOG) 위원,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을 맡으며 세계 항공산업 리더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IATA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75차 연차 총회 개막식을 열고 3일까지 공식 일정을 진행한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120여개국, 290여개 회원 항공사 등 항공 관련 관계자 800여명이 참석했다.



IATA는 1945년 세계 각국의 민간 항공사들이 모여 설립한 국제협력기구다. IATA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가 매년 전 세계 각국을 돌며 개최되는 연차총회인데, IATA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의장으로 선출되며 총회의 시작을 알렸다. 조 회장은 "이번 총회는 항공업계에 다가올 여러 기회와 위기, 도전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라면서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데 기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장석에 앉은 조 회장은 다소 긴장한 기색이 있었으나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로 총회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통상 IATA 연차총회 의장은 회의를 주최하는 항공사의 수장이 맡는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의장으로 선출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별세로 조원태 회장이 의장을 맡았다. IATA 회원들은 이날 총회를 시작하면서 조 전 회장을 기리며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첫번째)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故 조양호 전 회장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첫번째)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故 조양호 전 회장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개막식 직후 이어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조 회장은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 등과 함께 전 세계 기자들의 질문에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답했다. 그는 경영권 관련한 질문엔 답변을 피했다.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한 질문에 "아니오" 라고 짧게 답했다. 조 회장은 3일 글로벌 미디어 앞에서 전 세계 항공 업계 주제를 논의하는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다.

조 회장은 이날 IATA BOG 위원으로도 선출됐다. BOG는 IATA의 최고 정책심의·의결기구다. 조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세계 유수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세계항공업계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게 된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속한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의 회장단 의장으로도 선출됐다. 스카이팀 회장단 회의 의장의 임기는 2년이고, 제한 없이 연임이 가능하다.


19개 항공사를 회원사로 둔 스카이팀은 그동안 사무국에서 의장 역할을 맡아 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항공시장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지역별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 의장직을 맡기로 했다. 세계 항공업계 및 스카이팀 내에서 대한항공의 위상을 반영해 조 회장을 첫 번째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라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IATA 총회가 조 회장이 대한항공을 대표하는 인사라는 것을 세계 항공업계에 심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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