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2020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과 관련한 비공개 당정협의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2020년도 예산안 중점 투자 분야로 균형발전을 제시했다. 기재부도 여당 의견을 비중 있게 검토 중이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기재부가 매년 각 부처에 보내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각 부처는 편성지침을 토대로 짠 이듬해 예산안을 5월 말까지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가 제시한 중점 투자 방향은 예산안 편성 1순위에 오른다. 2019년도 예산안 중점 투자 방향은 △청년 일자리 확충 △저출산·고령화 대응 △혁신성장 △안심사회구현·안보강화였다.
균형발전이 예산안 편성지침 상 중점 투자 방향으로 언급된 건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이 마지막이다. 이후 예산 12대 분야 중 하나인 일반·행정 분야에서 균형발전을 다룬 적은 있다. 하지만 전면에 등장하진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월말 발표한 24조1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사업도 균형발전의 일환이었다. 서부경남 고속철도(KTX) 같이 지역 숙원사업이 예타 면제로 속도를 내게 됐다. 추가 예타 면제를 바라는 지방자치단체도 나오고 있다.
여당도 정부와 발을 맞추고 있다. 우선 올해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가 균형발전 선언을 내놓은 지 15주년을 맞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부터 전국을 돌며 시·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있다. 예년보다 7개월 빠른 행보다. 재정 당국이 예산안을 짜기 전에 움직여 지역 숙원사업을 예산안에 반영시키겠다는 의도다.
여당 관계자는 "균형발전을 위해 예타 면제, 민자사업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안 편성 시점을 기준으로 2018년도, 2019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각각 전년 대비 20%, 2.3% 줄었다.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도로, 철도 등 지역 토목·건설사업이 난립할 수 있다는 점은 일부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지역에 철도, 도로를 새로 깔면 사람이 수도권이나 지역 중심지로 몰리고 나머지는 열악해지는 곳도 있다"며 "정부가 균형발전으로 어떤 효과를 낼 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면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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