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문자'까지 돌았던 GTX-B, 결국 예타면제 탈락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박미주 기자 2019.01.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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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면제]GTX-B 노선, 수도권 사업 배제 원칙에 따라 예타면제 못 받아…올해 내 예타 통과 추진

'가짜 문자'까지 돌았던 GTX-B, 결국 예타면제 탈락


인천 송도에서 서울역을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80km를 잇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GTX-B노선은 예타 면제를 받았다는 가짜 문자 메시지까지 유포될 정도로 해당 지역 주민의 기대가 컸던 사업이다. 예타를 면제받는 대신 올해 내 예타 통과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가 29일 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하면서 밝힌 원칙 중 하나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제외다. 수도권 사업이 포함되면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줄이려고 한 정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천에서 예타 면제 사업으로 신청했던 GTX-B 노선은 이 원칙을 적용받아 탈락했다. 옥정~포천을 잇는 도봉산 포천선(1조원), 인천 영종도~옹진군 신도를 연결하는 평화도로(1000억원)처럼 예외도 있다. 낙후지역인 점을 고려했다. 포천선이 완공되면 포천에서 강남까지 이동 시간은 150분에서 70분으로 단축된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예타 면제 방침을 공식화한 뒤 가장 큰 관심사는 GTX-B 노선이 포함될 지 여부였다. 사업 규모 자체도 약 6조원으로 큰 데다 노른자위 땅을 지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 눈여겨봤다. 지난해 12월엔 인천 연수구청장 명의로 GTX-B 노선의 예타가 면제됐다는 허위 문자가 퍼진 해프닝도 있었다.



정부는 GTX-B 노선이 예타를 면제받진 못했지만 사업은 올해 예타 통과를 목표로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사업성이 있다고 평가 받은 GTX-A, GTX-C 노선과 함께 구축돼야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 대책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GTX-B 노선은 예타 재수생이다. 2014년 예타를 받았지만 예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0.33에 그쳤다. B/C는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

정부는 GTX-B 노선의 사업성이 과거와 달리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GTX-B노선의 사업성을 많이 높였다"며 "예타 면제까지 동원하지 않아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타 제도 개선도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는 예타 도입 20년을 맞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예타 제도를 대폭 개편하겠다고 했다. 예타 시간 단축, 경제성 가중치 하향 조정, 예타 수행기관 다변화 등이 뼈대다. 경제성 가중치를 낮추면 GTX-B 노선이 예타를 통과할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이번 예타 면제 제외에 지역주민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이미 일부 주민은 집단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6일 GTX-B 노선 출발점인 송도 주민 300여명은 집회를 열고 "인천은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인천 시민도 GTX를 타고 싶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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