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개성의 국회의원"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11.09.13 14:59

[최명용의 씨크릿머니]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들은 한 선배의 '꿈'이 잊혀지질 않는다. 공무원인 이 선배는 '은퇴를 한 뒤 개성에서 국회의원 출마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0년 내엔 통일이 이뤄질 것이고 통일된 한국에서 초대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다.

하루하루 버둥거리며 사는 기자에게 10년 뒤, 20년 뒤를 대비하는 안목이 신선했다. 벌써부터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야도 놀라웠고 무엇보다 그 대비책이 '통일 이후'란 점이 새로웠다.

'통일 이후'는 사회 경제적으로 엄청난 충격이 될 게 분명하다. 어떤 모습이 될지 쉽게 예상하기 힘든 일이다.

1999년 동독과 서독이 통일하면서 독일은 통일 비용으로 1조마르크, 민간 부문을 더해 2조마르크(약950조원)의 비용을 썼다고 한다. 동독 지역을 서독 지역의 일정 수준까지 소득과 경제력을 높이는 데 쓰인 비용이다. 사회간접자본 및 실업보상, 노후대책, 산업시설 교체 등에 대규모 비용이 쓰였다.

한국도 대규모 통일 비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통일세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연구기관별로 2400억달러에서 1조5000억달러까지 통일 비용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일이 되면 단기적으론 환율이 급등하고 금융 시장도 단기 패닉에 빠질 수 있다. 한국행을 선택하는 북한 이주민들이 대거 유입되면 여러가지 사회 문제가 야기할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도 요동치고 소득 격차에 갈등도 빚어질 게 뻔하다.

반면 새로운 시장과 패러다임도 열리게 될 것이다. 소위 통일 테마주론 건설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북한 부동산 개발이 본격화되면 건설주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대규모 도시 개발 및 사회간접자본 건설 수요는 건설업종에 새로운 호황을 가져올 수 있다.

국토 면적이 두배 이상 커지면서 유통 및 내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까지 육상으로 이어지면 유통 시장엔 새로운 활력이 찾아올 것이다. 육상 여행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여행 패턴이 가져오는 여행 산업도 발달이 예상된다.

'통일 이후'는 정부는 물론, 기업, 개인에게 충격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통일이 어느 순간 갑자기 다가올지 모를 일이다. 지금부터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꿈'을 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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