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vs 2011년' 다른점 같은점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1.08.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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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용의 씨크릿머니]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진 뒤 종합주가지수가 4~5%씩 오르락 내리락 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위기설이 불거지면 급락했다가 안정을 찾으면 다시 급등하고 있다.

2008년이 떠오른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시작으로 리만브라더스 부도까지 겹치며 전세계 금융 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게 3년 전이다. 당시에도 똑같이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했다.



올해 다시 금융위기가 재발할까. 금융위기 재발 뒤 어떤 일이 생길까. 시계를 3년전으로 되돌리면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3년 전과 판박이인 사건들이 참 많다. 3년전이나 지금이나 대형 M&A가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3년전엔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이 벌어져 포스코 GS 두산 한화 등이 각축을 벌였다.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으나 막판에 인수를 포기하면서 대우조선해양 M&A전은 무위로 돌아갔다.



'2008년 vs 2011년' 다른점 같은점


올해는 대한통운 매각전이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약체라 여겨졌던 CJ그룹이 포스코-삼성그룹 컨소시엄을 누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하이닉스와 우리금융 매각 작업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정부 당국이 위기설에 대하는 자세도 별반 다르지 않다. 3년전 한국엔 각종 위기설이 난무했다. 3월 위기설, 9월 위기설 등 국채 만기가 닥칠 때마다 위기설이 부각됐다. 위기설을 보도하는 외신과 외국계 증권사를 향해 정부당국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올해도 금융당국은 '한국은 다르다'를 설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외국계 증권사 임원들을 불러 "한국 경제 지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니 이를 왜곡하지 마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 다른 점도 있다. 외환보유고 규모는 3년 전보다 커졌고 단기외채도 감당할 수준이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지표도 위안꺼리다.

그렇다고 한국 경제가 글로벌 시장과 상관없이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한국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선진국이 기침을 하면 감기몸살을 앓게 돼 있다. 미국, 유럽 발 신용위기는 한국 경제에 몸살을 앓게 할 일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기업들은 수출시장 점유율을 늘렸고 이익 규모의 절대 수준을 높였다. 주식시장이 급락을 거듭했지만 패닉 때마다 자사주를 샀던 CEO들과 펀드에 가입했던 주요 경제단체 협회장들은 개인적으로도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위기가 없다고 항변만 할 것도 아니지만 패닉에 빠져 넋을 놓고 있을 것도 아니다. 3년 전을 반추하며 투자의 기회를 모색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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