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씨는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 변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를 서술했다.
신 씨는 "처음부터 내가 먼저 원하던 관계가 아니었다. 끈질긴 똥아저씨의 사랑에 나는 무너졌다"고 썼다.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출세를 위해 자신이 먼저 변 전 정책실장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책에는 변 전 실장이 자신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고 몇 차례에 걸쳐 자리를 일부러 만들었다는 등 만남의 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했다. 또 변 전 실장이 보내온 이메일 내용도 실었다. 이메일에서 변 전 실장은 신 씨에게 "보고싶은 이쁜이", "예쁜 공주님"이라고 지칭하며 "매일 만날 수는 없는데 보고싶기는 하고", "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을 만난 것 같네. 복권 당첨된 게 확실하군" 등의 구절을 남겼다.
또 변 전 실장이 평범한 공무원 신분일 때 처음 만났으므로 누가 누구를 이용하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신 씨는 "우리 두 사람이 좋아서 선택한 관계"라며 "가장 중요한 건 두 사람이었고, 그것이면 됐다"고 했다.
변 전 실장에 대해 여러 차례 불만과 섭섭함도 토로하기도 했다.
신 씨는 "똥아저씨는 처음에 나를 꼬시려고 예술에 관심있는 척했지만, 나를 자빠뜨리고 난 후에는 예술의 '예'자도 꺼내지 않았다"며 다소 거칠게 말하기도 했다.
또 변 전 실장이 자신의 신분은 감추는데 급급한 반면 신 씨의 신분이 드러나는 데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 씨는 변 전 실장이 혹시라도 누가 알게 되면 자신은 끝장이라며 숙박계에 신 씨의 이름을 쓰게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변 전 실장이 호텔비를 모두 자신에게 내게 했다며 "어떤 때는 내가 정말 제비한테 걸린 게 아니냐고 하자 본인 스스로 제비라고 할 정도", "똥아저씨는 내가 결혼을 하고 유부녀가 돼 자기와 같은 조건에서 만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나는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다"는 등의 구절도 있다.
2007년 '신정아 사건'이 불거진 당시, 변 전 실장은 신 씨의 집이 압수수색 당할 수도 있다며 그 집에 있는 자신의 물건을 모두 챙기고 버렸다고 했다.
신 씨는 "겁많고 소심한 똥아저씨는 그동안 내게 준 러브레터들도 일일이 챙겼다"며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 짐을 챙기는 똥아저씨가 낯설고 무서웠다.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지난 5년이 마치 아무것도 아닌 양 찢고, 버리고, 옷장 속속 뒤져가며 짐을 챙기는 모습이 깊은 상처로 다가왔다"고 했다.
하지만 신 씨는 "속상하고 힘들고 아픈 적도 많았지만 행복하고 즐겁고 사랑한 시간이 더 많았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언제나 그 자리에 나를 위해 서있는 아빠였고, 친구였고, 한 남자였다"며 "내 사건이 터지고 우리 관계가 만천하에 폭로된 후 나는 똥아저씨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실망도 컸지만 그간 나를 아껴주고 돌봐준 것에 대해서만큼은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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