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허드 HP CEO, '성추문' 불명예 퇴진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기자, 엄성원 기자 | 2010.08.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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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컴퓨터관련기기 생산업체 미국 휴렛 패커드(HP)의 마크 허드 최고경영자(CEO)가 성 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HP는 6일(현지시간) 허드 CEO(사진)가 성희롱 의혹에 대한 조사에서 마케팅을 대행했던 계약업체 여성 대표와 부적절한 사적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드러난 후 사임했다고 밝혔다.

HP는 이 여성에게 회사 돈이 수차례 부당하게 건네진 정황도 파악됐다고 전했다.

허드 CEO의 급작스런 사임 소식이 장 막판 전해지며 이날 HP 주가는 9.71% 폭락했다.

◇ 성희롱 때문에 조사 시작..결과는 공금 유용

HP는 이 여성 대표의 성희롱 주장에 따라 지난달 29일 해당 사항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자체 조사 결과 허드 CEO가 회사의 성희롱 규정을 어긴 사실은 없지만 비즈니스 품행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허드 CEO가 이 계약직 직원과 연애관계나 성적관계를 맺진 않았지만 이 직원이 주최를 주도했던 CEO포럼 등의 행사를 참석하는 와중에 여러 차례 개인적 용도로 회사 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여성과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지출 내역 보고서와 회계 보고서 등을 허위로 작성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와 관련, 허드 CEO는 회사 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자 이를 모두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허드 CEO는 퇴직금으로 1220만달러와 HP 제한주 33만177주를 받게 된다.

유부남인 허드 CEO는 현재 슬하에 두 아이를 두고 있다.

여성 직원과의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CEO는 허드 CEO가 처음이 아니다. 2005년엔 보잉의 해리 스톤사이퍼 CEO가, 지난 6월엔 데이빗존스의 마크 맥키네스 CEO가 각각 성 추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 레스잭 CFO가 임시 대행

허드 CEO의 불명예스런 퇴진으로 공석이 된 CEO 자리는 24년간 재직해온 최고재무책임자(CFO) 캐시 레스잭이 맡는다. 레스잭 CFO는 차기 CEO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만 CEO 직무를 대행한다.

내부 인사로는 PC부문 책임자 토드 브래들리, 앤 리버모어 수석 부사장 등이 차기 CEO 물망에 올라 있다. 레스잭 임시 CEO는 차기 CEO를 맡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년여 간 소프트웨어 사업을 이끌다 최근 하드웨어 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IBM의 스티브 밀스, 레이 레인 오라클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외부 인사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올해 53세의 허드 CEO는 2005년 4월 HP CEO로 영입됐다. 허드 CEO는 지난 5년 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컴퓨터서비스업 등 신 분야 진출을 이끌었으며 델컴퓨터에게서 업계 1위 자리도 빼앗았다. 이 기간 HP의 시가총액은 446억달러에서 1081억달러로 2배 이상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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