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도 찬밥…호재도 안먹히는 강남재건축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송충현 기자 | 2010.03.14 16:21

은마, 안전진단통과후 4000만~5000만원 하락


- 개포주공, 가이드라인 불구 수요자 입질 전무


↑ 12일 안전진단통과 플래카드가 붙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 전경. 주민들의 왕래가 있을 뿐 인근 상가와 부동산중개업소는 한가한 모습이다.

▷5일 은마아파트 조건부 재건축 판정 ▷10일 개포지구 재건축 추진을 위한 가이드라인 확정 ▷11일 역세권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최고 500%까지 완화

이달들어 발표된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관련 이슈들이다. 하지만 은마아파트가 안전진단에 통과한 지 열흘 남짓 지났지만 대치·개포·일원동 일대 아파트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긴데다 전화문의조차도 드물다.

◇'반짝' 관심 은마아파트…전세인기도 '뚝'="언론에서 연일 기사화되고 개발계획이 나오는데도 거래가 안되고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기는 처음입니다." (대치동 은마상가내 K공인 관계자)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관심이 집중됐던 은마아파트는 최근 매수세가 붙지 않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1월 77㎡(이하 전용면적)는 최고 10억3000만원, 85㎡는 12억2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 4000만~5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있다.

그만큼 시세도 떨어진 것이다. 이 아파트 77㎡의 경우 현재 9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추가 흥정도 가능하다는 게 지역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은마상가내 L공인 관계자는 "안전진단 통과후 비싸게 팔아보려고 기다렸던 매도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재건축 규제, 상가 문제 등이 얽혀있어 사업여건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사철이 지나면서 학군수요로 인기를 끌었던 전세물건도 인기가 떨어졌다. 현재 77㎡는 평균 2억5000만원 선이지만 수리상태에 따라 2억 원 초반에도 전세를 구할 수 있다.

↑ 12일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사람이 없이 한적한 모습이 잠잠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하다.
◇최고 35층으로 재건축되는 개포주공…'거래無'=이같은 분위기는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개포동 개포주공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용적률 240%, 최고 35층으로의 재건축을 추진하는 개포주공 1단지 36㎡은 올 초 7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7억2000만~7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개포주공 1단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적률 완화와 층수상승 등의 재료는 이미 공개된 내용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다"며 "2003년 조합 설립이후 7년째 사업이 제자리걸음이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내성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추진위 단계에 머물고 있는 개포주공2~4단지와 인근의 개포시영·일원현대 등 중층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안전진단까지 아직 먼 개포주공고층5~7단지와 우성7차 등 인근 아파트는 물론 조합 구성까지 완료한 일원현대 역시 거래가 '올스톱'된 상태다.

개포시영 인근 한 중개업소측은 "하루종일 앉아있어도 문의 한 건 없고 매수자보다는 재건축사업의 진행 상황을 묻는 매도자 전화가 더 많다"며 분위기를 전달했다.

한편 지구단위계획 확정이 수차례 연기되고 거래가 풀리지 않자 일부 중개업자들은 6월 중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될 것이란 소문을 흘리기도 한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용역기간이 6월까지지만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부장은 "시세가 오를 만큼 올라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기까지 많은 단계가 남은 게 이유"라며 "가벼운 호재에도 모든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흐름을 타던 과거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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