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방송독과점 우려" 이구동성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09.10.07 15:47

최시중 "방송광고 경쟁에 종교 등 취약매체 지탱하기 어려울 것"

미디어법 등으로 치열하게 대립하기만 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2차 미디어전쟁'이라고까지 언급되는 민영미디어렙 문제에서다.

국회 문방위 여야의원들은 민영미디어렙 도입으로 지상파 방송 독과점이 심화되고 지역방송, 종교방송, 케이블TV, 신문 등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성호 의원(한나라당)은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는 살려야 하지만 방송독과점 구조가 더욱 심화되는 쪽으로 변경되면 안된다"며 "시청률이 40%넘는 드라마에 광고를 넣기 위해 계열 케이블채널까지 광고하도록 유도한다던지 하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여론 다양성이 무너질 수 있다"며 신중한 대책을 주문했다.

같은 당 이경재 의원도 "미디어렙이 자유경쟁으로 가되 공공성은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방송광고가 시장경쟁에 맡겨질 경우 기존 지상파에는 광고가 70% 이상까지 몰리고 종교방송, 지방방송은 오히려 20~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도 미디어렙과 관련해 여론 독과점, 시청률 경쟁 등의 우려를 나타냈다.


변재일 의원(민주당)은 "어떤 경우에도 아무 규제 없이 다수 미디어렙이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태는 안된다"며 "모든 방송사가 시청률 경쟁에만 매달린다면 선정성, 폭력성, 상업성으로 점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론다양성과 공정성, 지역사회 건전한 발전 기여하기 위해 지역방송이나 종교방송에 대해 배려가 존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택 의원 역시 "미디어 산업 전체가 방송광고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마당에 방통위가 이에 대해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국회 입법만을 기다리지 말고 방통위가 책임 있게 수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시장자율로 할 경우 지상파 방송사로 광고가 쏠림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를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 민영미디어렙 등장으로 종교방송이나 취약 매체가 어떻게 될 것 같느냐는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지탱하기 어려울 거다"라고 답한 뒤 "국회 문방위에서 광고제도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면 방통위도 지체 없이 견해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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