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국채매입에 상승 급반전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3.19 05:57

[뉴욕마감]1% 이상 일제 상승, 금융주 주도..채권↑·달러↓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3000억달러에 달하는 장기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미 증시가 상승세로 급반전, 마감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90.88포인트(1.23%) 오른 7486.58을기록했다. S&P500은 16.23포인트(2.09%) 오른 794.35, 나스닥 역시 29.11포인트(1.99%) 올라선 1491.22로 마감했다.

미 증시는 연준의 FOMC 성명 발표 직전까지 마이너스 권을 맴돌았으나 이날 오후 2시15분 발표 직후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제로'로 동결하겠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장기국채 매입 시기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뤘다.

연준의 전격적인 국채매입으로 금리하향세가 장기적으로 정착되고 신용경색이 해소돼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시에 '매수'세를 불러일으키며 순식간에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연준이 올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FOMC 성명에서 삭제하는 등 경기전망은 더욱 비관적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으로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은 축소됐다.

◇ 연준 3000억불 국채매입...한편으론 우려도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앞으로 6개월에 거쳐 3000억달러에 달하는 장기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또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 사실상의 '제로금리'를 유지했다. 재할인금리도 현행 0.5%를 유지했다.

FRB는 18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연준은 또 이번주부터 개시되는 기간자산 담보부 대출창구(TALF)를 통해 모기지 금리를 지속적으로 하향안정시키기 위해 모기지 관련 증권 7500억달러어치를 추가로 매입, 올해 매입규모를 총 1조2500억달러로 확대 하기로 했다.
TALF 지원에 필요한 담보자산 종류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월 이후 경기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수축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장기국채 매입 등 추가 시장 조치 단행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수준을 상당기간(extended period)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에 부합되는 수준을 당분간 밑돌 것"이라며 저금리 유지 이유를 밝혔다.

경기가 올해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이전의 낙관적인 표현을 제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 금융주 강세 주도

씨티와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각각 22% 폭등하는 등 연준의 국채 매입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케네스 루이스 회장이 올해안으로 정부 구제자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밝히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웰스파고도 17% 상승하는 등 대형은행주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보너스 '스캔들'로 의회 청문회가 진행된 AIG는 이날도 43% 폭등, 주가가 1.38달러로 올라섰다.

전날 주택경기지표 호전으로 급등했던 주택관련주 및 소비재 관련주들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IBM은 선마이크로 시스템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자금 부담으로 1% 이상 떨어진 반면 선마이크로 시스템은 80% 이상 폭등, 기술주 강세에 기여했다.

◇ 국채 폭등, 달러 폭락, 유가 상승반전....시장 요동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매입 결정발표 여파로 미 국채 가격이 급등(금리 급락)했다. 반면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0.5%포인트(50bp) 폭락(채권가격 급등)한 2.52%를 기록했다. 하루 하락폭으로는 1987년 증시대폭락 이후 최대 폭이다.

시장 상황에 보다 민감한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0.24%(24bp) 하락,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이날 수익률 하락폭은 올들어 상승분을 모두 상쇄한 것이다.

오후 4시8분 현재 6개국 주요 통화대비 달러 인덱스는 전날에 비해 2.68% 급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3.68% 폭등(달러가치 폭락)한 1.3496달러를 기록했다.
하락폭으로는 2000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64%에 거래됐다.

달러가치는 최근 약세를 보여온 엔화에 대해서도 급락했다. 2.4% 급락(엔화가치 상승)한 96.15달러를 기록중이다.

국제유가가 재고증가 영향으로 장중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국채매입 결정 발표 여파로 시간외 거래에서는 상승세로 급반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14% 하락한 48.90달러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 정보국은 이날 미국의 지난주말 현재 휘발유 재고가 32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 전망치 210만배럴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원유재고도 200만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가가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오후 2시15분 연준이 FOMC성명을 통해 국채매입 계획을 발표, 미 증시가 급등세로 돌아서고 달러가 폭락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는 강세로 돌아섰다.
경기회복 기대가 원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정규거래 마감시각(오후 2시30분)에는 연준 발표가 유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WTI는 배럴당 50.17달러까지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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