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컷'에 트럼프 부글…"경제 나쁘다는 뜻, 아니면 정치행위"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09.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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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를 발표하자 대선 전 금리인하에 반대해온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가 매우 나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의 술집인 펍키 바를 방문해 비트코인으로 치즈버거를 구매하고 있다. 2024.09.19   /AFPBBNews=뉴스1(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의 술집인 펍키 바를 방문해 비트코인으로 치즈버거를 구매하고 있다. 2024.09.19 /AFPBBNews=뉴스1


트럼프는 이날 뉴욕 맨해튼의 코인 바에서 열린 유세 도중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을 지적하면서 "그만큼(0.5%P) 금리를 내린다는 건,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가정할 때 경제가 매우 나쁘다는 의미"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매우 나쁘거나, 아니면 (연준이) 정치 게임을 하는 셈이다. 여하튼 큰 폭의 인하다"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측근 참모진도 반발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은 이날 "연준이 대선 정치에 관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연준은 선거에 가까운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아왔다"며 "2008년 금융 위기 직후가 유일한 사례였는데 당시에는 극단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준은 정치적 고려 없이 행동한다고 주장하지만, 오늘 빅컷 타이밍은 이를 의심하게 만든다"고도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선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연준이 정치적이라고 트럼프가 비난한 건 처음이 아니"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폭스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을 교체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파월은 '정치적'이다. 민주당을 돕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선 "파월이 '옳은 일'을 한다면 내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임기를 다 채우도록 해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옳은 일은 대선 전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파월을 연준 의장직에 올린 사람은 트럼프다. 그는 2017년 대통령 재임 당시 파월을 연준의장으로 지명했다. 그런데 본인이 시작한 중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금리를 낮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월을 거듭 공격한 바 있다. 트럼프는 "연준 의장이 중국의 시진핑보다 더 큰 미국의 적이냐?"는 발언을 SNS에 올린 적도 있다. 꿋꿋이 버틴 파월은 조 바이든이 대통령 당선 후 2021년 그를 연준의장으로 재임명하면서 임기가 2026년까지로 늘었다.

한편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환영할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해리스는 성명을 통해 연준의 빅컷이 "고물가로 타격을 입은 미국인들이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중산층과 노동자 가정에 여전히 물가는 너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최우선 과제는 의료, 주택, 식료품 등 일상 필수품 비용을 낮추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도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인하 조치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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