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4.09.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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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 연결기준 실적 추이/그래픽=김지영서흥 연결기준 실적 추이/그래픽=김지영


서흥 (16,850원 ▲500 +3.06%)의 주가 하락이 심상찮다. 이달 들어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가격인 1만61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탄탄한 이익창출능력을 뽐내며 알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제조사로 꼽히는 만큼 이례적이란 평가다. 최근의 지속적인 주가 하락은 수익성 악화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 기준 서흥의 올해 주가 하락률은 약 43.7%다. 특히 지난 12일 장 중 1만61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어느새 1000억원대로 낮아졌다.



서흥은 1973년 설립 뒤 1990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국내 대표 건기식 제조사 중 하나다. 건기식 하드캡슐과 소프트캡슐 등을 생산하며 오랜 기간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유지했다. 2020년 8월엔 건기식 호황을 타고 주가가 6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최근 서흥의 주가 흐름은 이익률 하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서흥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0억원으로 같은 기간 22%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p) 하락했다. 올해 2분기로 범위를 좁히면 영업이익률은 6.3%까지 떨어졌다.



서흥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매출원가 및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증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매출 원가율은 83.6%로, 전년 동기(81.2%)보다 높다. 또 판관비는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국내 건기식 시장 성장이 주춤하며 생산설비 가동률이 다소 하락한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서흥의 캡슐 및 원료 부문 가동률은 각각 87.2%, 84.4%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순이익 규모가 대폭 감소한 점도 눈에 띈다. 연결기준 2021년 593억원에 달하던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89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순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감소했다. 현재 주가는 최근 10년간 최저가 수준이지만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21배로 낮지 않다. 물론 올해 연간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말 자기자본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배를 밑돈다.

증권가에서도 서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분석보고서를 통해 서흥의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낮췄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흥 목표주가를 3만5000원에서 3만원, 2만5000원, 2만원으로 꾸준히 하향조정했다.


정 연구원은 "서흥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외형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 수익성이 낮아진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서흥의 수출 비중은 약 39.1%로 주로 해상으로 운송하는데, 콘테이너운임지수 등 환경 변화가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서흥의 수출 비용 흐름 등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에도 수출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2025년 예상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며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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