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카도 E15 쓴다" 자동차 성능 높이는 '에탄올 혼합유'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9.1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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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햄프턴 '애틀랜타 모터 스피드웨이'. 전미개조자동차경주대회(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에 출전한 차량의 모습./사진=김도균 기자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햄프턴 '애틀랜타 모터 스피드웨이'. 전미개조자동차경주대회(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에 출전한 차량의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15년째 E15(에탄올 15% 혼합유)으로 800만 마일을 달렸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햄프턴 '애틀랜타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만난 모터스포츠팀 'RCR' 소유주 리처드 칠드리스(Richard Childress)가 한 말이다. 그의 팀 'RCR'이 이날 출전한 전미개조자동차경주대회(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는 2010년부터 E15 휘발유 사용을 의무화했다. 차량 성능을 극대화해야 하는 자동차 경주에서도 혼합유가 방해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2000년대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 혼합을 의무화했다. 순수 휘발유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차량 성능에 문제가 없어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햄프턴 '애틀랜타 모터 스피드웨이'. 전미개조자동차경주대회(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에 연료를 공급하는 'SUNOCO'의 모습. 이 대회에서는 2010년부터 에탄올 15% 혼합유가 사용되고 있다./사진=김도균 기자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햄프턴 '애틀랜타 모터 스피드웨이'. 전미개조자동차경주대회(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에 연료를 공급하는 'SUNOCO'의 모습. 이 대회에서는 2010년부터 에탄올 15% 혼합유가 사용되고 있다./사진=김도균 기자
미국에서는 에탄올 혼합 의무화 전후 차량 성능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초기 5%에서 현재 10%까지 의무 혼합 비율이 올랐다. 또 상당수 주유소에서는 일반 가솔린 차량에 15% 에탄올 혼합유까지 주유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30% 이상 에탄올이 들어간 연료를 사용하려면 플렉스 퓨얼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필요하다.

네브라스카 에탄올 이사회는 지난해부터 E30(에탄올 30% 혼합유)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50대 순수 내연기관차가 총 70만마일(약 112만6540㎞)을 주행했다. E15을 주유했을 때와 비교하면 냉각수 온도가 다소 올라가지만 차량 수명·성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이밖에 부식 정도, 노킹 등 측면에서 E15를 사용했을 때와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리드 와그너(Reid Wagner) 네브라스카 에탄올 이사회 사무국장은 "1년간 연구 결과를 봤을 때 기계적 문제는 없었고 E30가 경제적이고 성능도 훌륭하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 며 "배출 면에서 보면 네브라스카주 기준 10% 차량이 E30을 사용했을 때 탄소 배출을 6만4000톤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E30에 대한 미국 EPA(환경보호청)의 승인을 얻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에탄올 자체에는 불순물이 거의 없어 기름 찌꺼기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에드워드 허버드(Edward Hubbard) 미국 재생연료협회 일반자문 디렉터는 "에탄올 도입 초기 5% 혼합부터 시작했는데 당시 에탄올이 엔진 정화작용을 하면서 찌꺼기를 필터로 보내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 시카고 캠퍼스에서 만난 슈테펜 뮐러(Steffen Mueller) 교수./사진=김도균 기자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 시카고 캠퍼스에서 만난 슈테펜 뮐러(Steffen Mueller) 교수./사진=김도균 기자
이에 더해 미국 소비자들은 에탄올 혼합유를 저렴한 가격에 옥탄가를 높이는 효율적인 연료로 인식한다. 순수 에탄올의 옥탄가(RON)는 109로 순수 휘발유의 옥탄가 91보다 높다. 이에 따라 에탄올 함량이 5% 높아지면 옥탄가는 1 안팎 상승한다. 또 바이오에탄올은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혼합유를 판매하는 주유소에게 보조금 혜택이 주어져 에탄올 함량이 높을수록 연료 가격은 낮아진다. 한국의 경우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 MTBE(무연 노킹 방지용 휘발유 첨가제)를 넣어야 해 추가 비용이 드는 것과 반대다.

슈테펜 뮐러(Steffen Mueller) 일리노이주립대 시카고 교수는 "옥탄가를 높이기 위해 주로 아로마틱 방향족을 쓰거나 MTBE를 쓰는데 사실 옥탄가를 높이는 데는 에탄올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MTBE는 유해물질로 토양·수자원 등에 유출됐을 때 피해를 끼치지만 에탄올은 MTBE보다 처리가 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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