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버버리' 외면하더니…영국 FTSE 100지수 퇴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9.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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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적용, 주가 올해에만 56%↓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그룹이 런던증시 FTSE 100지수에서 제외된다. 세계 금융위기 때에도 꾸준한 성장세로 지수 편입 성과를 이뤄낸 지 15년 만이다. 중국 등 주요 시장 매출 부진과 경영진 교체 등으로 인한 주가 급락이 지수 퇴출로 이어졌다.

4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런던증권거래소(LSE) 그룹 산아의 FTSE 러셀은 이날 성명에서 분기별 검토 결과 23일부터 FTSE 100지수에서 버버리를 제외하고 보험사 히스콕스를 새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FTSE 100지수는 런던증시 상장사 수 시가총액 기준 100대 대형주로 구성된 지수로 분기마다 조정된다.



CNBC는 "이번 퇴출은 명품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최근 추가가 급락한 버버리에 새로운 악재"라고 평가했다. 버버리 주가는 올해에만 56%, 1년 동안 70% 이상 빠지며 FTSE 100 기업 중 가장 부진했다. 이날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4.53% 하락한 623.20파운드(약 109만원)로 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23억4000만파운드로 FTSE 100은 물론 FTSE 250의 일부 상위 종목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CNBC는 전했다.

4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년 간 영국 런던 증시의 버버리 주가 추이(주가 단위=파운드) /사진=런던증권거래소4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년 간 영국 런던 증시의 버버리 주가 추이(주가 단위=파운드) /사진=런던증권거래소
1856년 설립된 버버리는 2002년 런던증시에 상장했고, 상장 7년째인 2009년 9월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인정받아 FTSE 100지수에 편입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난 인플레이션 압박과 광범위한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자 지출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중국의 더딘 코로나19 봉쇄 해제 및 경기 둔화로 중국 매출이 줄었고, 이는 전체 매출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버버리의 2024회계연도(4~6월)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지역별로는 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EMEIA) 지역에서 16%, 아시아태평양과 미주 지역에서 각각 23%씩 감소했다. 특히 최대 명품 시장인 중국 본토의 매출은 21% 감소했다. 제리 머피 버버리 이사회 의장은 7월 실적발표 당시 "이런 추세가 2분기까지 계속되면 상반기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2025회계연도 배당금 지급 중단과 CEO 교체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버버리 CEO는 앞서 마이클코어스와 코치를 이끌었던 조슈아 슐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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