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는 밥 안해요" 한끼 7천원, 셰프가 척척…입점 경쟁 본격화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9.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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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펜타포트 아파트 단지 내 식당./사진제공=아워홈천안펜타포트 아파트 단지 내 식당./사진제공=아워홈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급식사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인구 감소로 구내식당 등 단체급식 시장의 성장은 한계에 이른 가운데 아파트 식음 서비스가 새 활로가 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단체급식 시장에서 아파트 식음 분야는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종전에 기업 구내식당, 학교 등을 대상으로 하던 단체급식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라는 영업장으로 새로운 수익처를 마련할 수 있어서다.



입주민들에겐 집에서 요리할 필요 없이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인기다. 아파트마다 가격대는 다르지만 한 끼당 저렴하게는 7000~8000원 혹은 9000원~1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급식업계 중에선 신세계푸드가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8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트리마제를 시작으로 식음 사업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도 운영한다. 식사 제공으로 시작한 사업을 컨시어지 서비스로도 확대했다. 입주민 회의를 거쳐 조식 중식 석식의 종류를 정하고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도 선보이는 등 세분화된 전략을 펼친다.



주거단지 내 편의시설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업계가 사업을 시도하는 이유로 꼽힌다. 신세계푸드는 "직접 조리보다 간편하게 음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커뮤니티 시설로 삶의 질을 높이려는 수요에 따라 식음 서비스 수요도 증가했다"며 "아파트 타입에 따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신규 사업장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체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아파트 식음 서비스를 시작해 청량리 롯데캐슬 SKY L-65에서 입주민 식당과 카페를 위탁 운영한다. 평일 중석식과 일요일 조중식 뷔페를 운영하고 테이크아웃 간편식이나 밀키트도 판매한다. 특식 행사, 어린이용 식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워홈은 2020년 4월부터 천안펜타포트에서 식음 사업장을 운영한다. 추후 송도크리스탈 자이에서도 사업장을 열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19년 6월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시작으로 올해 3월 용산 센트럴파크, 9월 개포자이 식당에 입점했다.


시니어 시설을 위한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KB금융그룹의 요양서비스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시니어 시설 3곳에 케어푸드 식단 '그리팅' 공급과 단체급식 계약을 맺었다. CJ프레시웨이는 시니어 레지던스인 '더클래식 500'에 식사를 제공한다. 삼성웰스토리와 아워홈도 실버타운, 요양시설에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아파트 단지 내 식당./사진=독자제공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아파트 단지 내 식당./사진=독자제공
아파트 식음 서비스 사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이제 형성된 시장이어서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아파트에 최적화된 운영 모델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사업 초기에 데이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식음 서비스는 일반 단체급식과 달리 식수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장, 학교는 식수 예측이 가능하지만 아파트는 가정마다 구성원 수, 생활방식이 달라 예측이 쉽지 않다"며 "다양한 곳에서 사업성을 테스트하고 자료가 쌓이면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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