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아카이브 사이트에 올라온 '감사한 의사' 목차. 매주 업데이트 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상단에 "범죄 위주로 많은 제보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사진=웹페이지 캡처
의사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제보'를 받아 매주 토요일 블랙리스트를 추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된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전공의 가을 턴(9월 모집) 지원자 △복귀 전공의 △수업 듣는 의대생 △촉탁의 △군의관 △공보의 △전임의 등 2400여명의 명단이 실려있다.
지난 3월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메디스태프에 게시된 '전공의 블랙리스트' 관련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와 대한의사협회 및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에 대한 고발장을 보이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블랙리스트 전임의도 삼성서울병원이 75명에서 111명으로 증가하는 등 총 1200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촉탁의는 5명에서 54명으로 증가했고 앞서 명단에 없던 군의관 29명, 공보의 26명 등도 추가됐다. 의대생도 220여명에 달하는 등 블랙리스트의 '몸집'이 보름 만에 두 배가량 불어난 상황이다.
작성자는 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 전임의에게 사직 후 이를 인증하면 명단에서 빼주겠다며 "술 먹고 여자 동기에게 스킨십과 성희롱" "술집에서 사람 팬 집행유예" "외과 병동 간호사와 불륜 의혹" "죽인 환자가 많음" 등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마치 '사이버 렉카'처럼 퍼트려 의사들을 협박·조롱하고 있다. 실제 작성자는 명단에 "사과하고 회개해서 제외"라며 블랙리스트로 인해 사직한 의사가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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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있는 한 전임의는 "사직은 개별적인 선택이라면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조롱하는 명백한 집단행동이자 불법행위를 방조·장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동료로부터 배신자 취급을 받으면서는 일을 못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분노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사진=[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의협 관계자는 "사직 전공의 리스트에 대해서는 현황을 파악하고는 있다"며 "그런데 협회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회원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특정 회원을 상대로 근거 없이 비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그 이상의 조치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인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의료대란에 정부가 군의관을 파견하기로 한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에서 환자이들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강원대병원 5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 이대목동병원 3명, 아주대병원 3명, 충북대병원 2명 등 군의관 15명을 추가 배치한다. 오는 9일부터는 230여명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배치할 계획이다. 2024.9.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현재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뢰받아 해외 공조를 통해 작성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