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감위, 한경협 회비납부 '사실상 승인'..."관계사 자율적 판단"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오진영 기자 2024.08.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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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8.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8.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를 삼성 관계사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 사실상 회비 납부를 승인했다.

준감위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정기 회의에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개 관계사의 한경협 회비 납부 건을 논의했다.



준감위는 이날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위원회는 현재 한경협의 정경유착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경협이 이러한 우려를 제거하기 위한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위원회는 그동안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회원으로서 의무인 삼성 관계사의 회비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준감위는 "이에 따라 회비 납부 여부는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되 앞으로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관계사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시작 전 이찬희 준감위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인가' 라는 질문에 "한경협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인적 쇄신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것과, 임기 후에도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경협이 정경유착을 끊을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상근 고문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병준 전 한경협 회장 직무대행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고문은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에서 다양한 보직에 임명됐다.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류진 회장의 취임 후 고문으로 한경협에 남았다.

한경협은 지난 3월 말부터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일명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달 초 현대차그룹이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회비를 납부했으며, 지난주 SK그룹이 회비를 냈다. 4대 그룹이 속한 한경협 회원사 '제1그룹'의 회비는 35억원이다. 준감위의 이날 결정으로 삼성은 조만간 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LG도 회비 납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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