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 임영웅까지…'핀포인트' 순찰로 '문화 성지' 지키는 경찰서장

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2024.08.27 05:00
글자크기

[우리동네 경찰서장(26)]고석길 서울 마포경찰서장 "늘어나는 112신고, 정확한 분석으로 강력범죄 감소"

편집자주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청문,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고석길 서울 마포경찰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고석길 서울 마포경찰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순찰할 수 있는 인원·장비가 한정돼 있습니다. 신고 건수, 사건 발생 시간대 등을 고려해 신고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선제적 범죄 예방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서울 마포경찰서에 부임한 고석길 서장은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포경찰서가 올해 3월부터 '핀포인트(Pin-point) 순찰제'를 실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마포경찰서 관내에는 '젊음과 예술의 성지'라고 불리는 홍대 거리가 있다. 청년층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홍대 거리를 관할하는 홍익지구대는 '전국 지구대·파출소에서 가장 바쁜 곳'으로 통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홍익지구대는 4만6967건의 신고를 처리했다. 112신고 출동 건수로만 따지면 전국 1위다. 서울 시내 전체 112신고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드는 추세지만 마포경찰서에 접수되는 112신고 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유동 인구가 많고 112신고도 적지 않아 한정된 경찰 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112 신고 내용을 면밀히 분석했다. 신고 접수 건수, 사건 내용, 사건 발생 시간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신고가 많은 지역에는 지역 경찰과 기동순찰대를 배치해 집중 순찰에 나섰다. 이 결과 경찰 신고에서 가장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사건으로 분류되는 '코드0'과 '코드1' 신고는 지난해에 비해 각각 43.2%, 7.3% 감소했다. 총 신고 건수에 비해 강력 범죄의 비중이 줄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경의선 숲길 비행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내 청소년쉼터·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해 인근 지역에 순찰 차량을 고정 배치하고 선도 활동에 나서고 있다.


고 서장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는 한 만화주제가의 가사처럼 시민들이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존재가 바로 경찰"이라며 "시민들과 경찰 간의 접촉 기회를 늘려 더 다가갈 방법을 고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 6만5000명 관중 몰리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서 경광봉 들고 안전 지키는 '마포 경찰'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토트넘 홋스퍼와 팀 K리그의 경기를 찾은 만원 관중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1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토트넘 홋스퍼와 팀 K리그의 경기를 찾은 만원 관중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1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성산동은 각종 스포츠 경기와 공연이 열리는 마포구의 또 다른 '메카'다. 지난달 31일과 8월 3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토트넘' 선수들이 방한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 경기를 치렀다. 당시 성산동 일대에는 약 6만5000명에 달하는 관중이 모였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임영웅·세븐틴 등 연예인들의 콘서트 장소로도 자주 사용되는 장소다.

스포츠 경기와 공연이 퇴근 시간과 맞물려 열리는 탓에 인파 관리가 필수다. 특히 행사가 끝난 뒤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으로 이어지는 장소는 순식간에 많은 인원이 몰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마포서 관내 경찰관들이 파견돼 안전 통제에 나선다. 서울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맞물리는 합정역의 경우 행사가 있는 날이면 혼잡도가 더욱 커져 경찰이 직접 역사로 나가 행정 지도를 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마포구청과 협의해 홍대 거리 도로 개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클럽 밀집 지역 도로 폭이 좁고 금요일 밤이나 주말이면 사람들이 밀집하며 인명사고나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었다.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교훈을 되새겨 도로와 인도 폭을 넓히고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작업을 오는 11월 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직원 평균 연령 만 41세 '젊은 경찰서'…"적극적인 서풍 유지하겠다"
고석길 서울 마포경찰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고석길 서울 마포경찰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고 서장은 남은 6개월의 임기 동안 '일하고 싶은 경찰서'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마포경찰서의 직원 평균 연령은 만 41세로 타 관서에 비해 젊은 직원의 비율이 높다. 신임 경찰관들이 중앙경찰학교를 수료한 후 지원하는 상위 관서에 마포경찰서가 있기도 하다.

그는 "오가는 사람이 많은 관내 특성상 치안 수요가 높지만 지역 경찰, 형사, 수사, 경비 등 각종 기능 간 균형이 맞는다는 것이 마포경찰서의 특징" "여러 기능에 치안 부담이 상당한데 젊은 직원들이 많아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서풍이 잘 유지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고 서장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고 서장은 "마포경찰서 소속 920여명의 경찰관 모두에게 지금껏 너무 잘해왔다고 전하고 싶다"며 "지금 같은 서풍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