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GD 정철동 '금손' 매직…이제는 보여줄 때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08.27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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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와 미래 경쟁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10,520원 ▼30 -0.28%) 사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던진 첫 메시지의 핵심이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동안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지난해 4분기 반짝 흑자전환했다. 올 1분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영업손실 4694억원, 2분기 영업손실 937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1조원 내외였던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고강도의 비용감축 활동을 벌인 덕분이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중국 광저우의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매각 협상에 돌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CSOT와 배타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매각 대금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보고 있다.



취임 첫 해인 올해 단기적 성과에 치중해왔다면 이젠 두번째 핵심 목표인 '미래 경쟁력' 확보로 넘어가야 할 시기다. 대표적인 과제는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한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다. 온디바이스 AI 탑재 추세로 활용도가 높은 태블릿PC와 노트북 등 중대형 제품들이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IT용 OLED 투자 핵심을 8.6세대 투자로 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해당 라인 투자를 시작했고, 중국의 BOE와 비전옥스가 뒤를 이어 투자를 발표했다. 티엔마도 올해 중 투자 계획을 시사한 상태다. 업계는 내년 말이나 2026년 들어 IT용 OLED가 호황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 8.6세대에서 양산을 시작한다.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 가운데 자금 여력이 부족한 LG디스플레이만 아직이다. 라인 투자부터 양산까지 2년 이상이 걸리는 것을 고려할 때 시간이 많지 않다. 호황이 왔을 때 시작하면 늦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전환기엔 더더욱 한번 뒤처지면 경쟁에서 크게 밀릴 수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최고경영자)는 AI 거품론을 일축하며 "전환기엔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미래 예측이 어려워도 역량을 확보해두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별명은 '금손'이다. 앞서 이끌었던 LG이노텍을 LG그룹 주요 계열사로 키워낸 전적 때문이다. 별명의 이유가 허리띠 졸라매기가 아니라 신사업을 발굴하고 키워왔기 때문이란 걸 새 무대에서 다시 증명해 낼 때다.

[기자수첩]LGD 정철동 '금손' 매직…이제는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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