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전기'보단 'LPG 트럭'…최다 판매량 돌파할까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4.08.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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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LPG 인기 지속/그래픽=김지영하반기에도 LPG 인기 지속/그래픽=김지영


올 상반기 LPG 차량 판매가 급증하며 전기차를 뛰어넘은 가운데 하반기에도 그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상반기만 해도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에서 재출시한 포터·봉고 LPG로 인한 반짝 효과로 보였지만 추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하반기 들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둔화) 현상에 더불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까지 겹치면서 LPG 차량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LPG 차량 판매량은 1만57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8.9% 증가했다. 1~7월 누적 판매량은 9만9827대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던 2013년(10만6243대)을 바짝 뒤쫓고 있다.



LPG 차량 판매가 급증한 이유는 상용차 분야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디젤차의 신규 등록이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올해부터 제한되면서다. 상용차 사업자와 관련 종사자들은 LPG 혹은 전기차로 차량을 바꿔야 했는데,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둔화 현상)으로 LPG 차량이 반사 효과를 봤다.

실제 1~7월 LPG 상용차 판매량은 6만6571대로 전체 LPG 판매량의 66.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판매량 6145대보다 10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3만2303대에서 올해 3만3256대로 1000대 이상 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터·봉고·스타리아 등 상용 업계 종사자들의 업무용 차들이 LPG 판매량 신장세를 견인했다.



반면 올해 7월까지 전기차 판매량(8만613대)에서 상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5.7%에 불과했다. 승용차가 6만7958대를 기록하며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달 상용차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며 비중을 17.6%로 끌어올리긴 했지만 여전히 2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비용은 저렴하지만 차량 가격이 LPG보다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은 데다가 충전 시간도 길어 아직은 업무용 차량에 적합하지 않은 영향이다. 실제 현대차 포터 LPG 차량은 2000만원대 초반에서 가격대가 형성되지만 포터 전기차는 4400만원대부터여서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완충 시 주행거리도 포터LPG 모델이 500㎞가량을 운전할 수 있는 데 반해 포터 전기차는 211㎞에 불과하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최소 30분가량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업무를 위해 움직여야 하는 상용차 특성과 아직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충전속도 줄이기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전기차 특성상 급속 충전 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LPG 판매량 증가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 최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까지 확산하면서 상용차 부문의 LPG 차량 선호는 더 짙어질 전망이다. 상용차의 경우 충전 주기가 잦기 때문에 엔진, 배터리 등 동력장치의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낮은 연료비와 유지비뿐만 아니라 전기 트럭 대비 충전이 용이해 상용차 사업자들이 앞으로도 LPG 차량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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