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선대회장 맏사위 윤관, 위조여권으로 병역면탈 의혹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4.08.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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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윤관 블루런 벤처스 대표, 2000년 취득했다는 과테말라 여권 등 위조로 드러나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국내 한 기업과 투자협약을 맺은 후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제공=머니투데이 DB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국내 한 기업과 투자협약을 맺은 후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제공=머니투데이 DB


고(故) 구본무 LG 선대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과거 취득했다고 주장한 과테말라 국적이 위조된 서류로 만든 허위국적으로 밝혀졌다.

25일 머니투데이가 외교부, 병무청, 국세청 등을 취재한 결과 윤 대표는 그동안 자신이 주장한 것과는 달리 과테말라의 영주권(1993년)이나 시민권(2000년)을 획득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과테말라 이민당국에 의해 확인됐다. 윤 대표는 2004년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속여 국적을 상실함으로써 병역의 의무를 면탈한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가 최근 입수한 외교부 문서 등에 따르면 2020년 4월 주과테말라대한민국대사관이 국세청의 요청을 받아 과테말라 이민청 부청장 스튜어드 로드리게즈(Stuard Rodriguez)에 문의한 결과 '윤 대표의 과테말라 거주신분증(Cedula de Vecindad), 출생증명서(Certificado de Nacimiento), 여권(Guatemala Passport)이 모두 위조된 서류'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국세청이 2020~2021년 윤 대표에 대한 개인통합조사를 하면서 이같은 서류(과테말라 여권, 출생증명서, 거주신분증)를 주과테말라한국대사관에 보냈고, 대사관이 이를 과테말라 이민청에 문의한 결과 위조문서로 밝혀졌다. 현재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강남세무서는 종합소득세(123억원)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윤 대표와 '국내거주자' 여부를 두고 다투고 있다.



과테말라 이민청은 당시 우리 대사관 측에 "과테말라 이민청 시스템 내에 '윤관(혹은 윤최관: YOON CHOI KWAN)'은 등록자체가 되어 있지 않다"며 "윤관은 과테말라 영주권자가 아니며, 국적 또한 취득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
1973년 11월 3일생인 윤최관(YOON CHOI KWAN, 노란색 부분이 이름)의 과테말라 국적여권(사진 왼쪽)과 우리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거주신분증(KWAN YOON CHOI), 얼굴은 해당사진의 초상권 문제 등으로 블러처리./사진=외교부, 법무부, 국세청1973년 11월 3일생인 윤최관(YOON CHOI KWAN, 노란색 부분이 이름)의 과테말라 국적여권(사진 왼쪽)과 우리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거주신분증(KWAN YOON CHOI), 얼굴은 해당사진의 초상권 문제 등으로 블러처리./사진=외교부, 법무부, 국세청
눈에 띄는 점은 대구 출생인 윤 대표의 출생지가 이 서류들에는 인구 1만여명의 과테말라 소도시인 후티아파주의 유필테페케(Yupiltepeque, Jutiapa, 위 사진의 붉은색 부분) 자치주로 표기돼 있다. 또 거주신분증에 윤 대표의 피부색이 백인(blanca: 흰색)으로 표시돼 눈여겨보면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당시 국세청이 외교부로 해당 인물에 대한 국적 취득여부를 확인해달라는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왔고, 공관(주과테말라한국대사관)에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다시 국세청으로 결과를 통보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표는 2004년 법무부에 제출한 국적상실신고서에 상실이유를 '귀화(과테말라 국적 취득)'로 기재하고 한국 출입국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국적상실 업무를 신속히 처리해달라며 당시 A영사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의 서명이 담긴 이 편지에는 "1993년에 과테말라 영주권을, 2000년에 시민권을 얻었는데 제 해외 여행 허가가 지난해(2003년, 당시 28세) 말에 만료되어서 부득이 국적 포기를 선택했다"며 "가능하다면 (2004년) 7월 중순까지 제 국적 포기절차가 끝나야 병무청의 블랙리스트를 면할 수 있다"고 빠른 처리를 당부했다.

당시 윤 대표는 국방의 의무를 질 나이(2000년, 25세)에 외국국적을 취득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2004년, 29세)하면서 국방의 의무를 피했으나 외국국적(과테말라) 취득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최근 국세청과의 세금 불복에 이어 병역면탈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병역 및 국적 관련 변호업무를 하는 한 변호사는 "통상은 범죄행위일로부터 공소시효가 계산되기 때문에 20년 전 벌어진 일이라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기소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가 인정돼 2020년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부터 따질 수도 있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표는 우리 국적을 상실한 다음해인 2005년 미국 영주권을, 2011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허위 과테말라 시민권으로 미국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했을 경우 미국 국적을 놓고도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고 윤태수 알프스리조트 전 회장의 차남인 윤 대표는 미국 영주권 취득 이듬해인 2006년 5월에 구본무 LG선대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와 결혼해 LG가의 맏사위가 됐다.

썬텔(현 마크원테크놀러지)의 법인등기부에는 과테말라인 윤최관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사진=대법원 등기부 등본 출력썬텔(현 마크원테크놀러지)의 법인등기부에는 과테말라인 윤최관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사진=대법원 등기부 등본 출력
윤 대표는 국내에서 과테말라국인 '윤최관(YOON CHOI KWAN)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11월 19일 썬텔(현 마크원테크놀러지) 비상근 이사에 선임됐고, 미합중국인 관윤(Kwan Yoon)으로는 2019년 12월 6일 이스트애로우파트너스에 이름을 올린바 있다.



한편 이같은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윤 대표의 국내외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하고, 회사 공식 계정 이메일에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 또 윤 대표의 국내법인인 BRV코리아어드바이저(BRV의 한국사무소) 사무실에 여러차례 전화와 질의서를 팩스로 보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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