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동 제놀루션 사옥 옥상에 위치한 도심 양봉장 내부 모습. 최대 35만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다. /사진=정기종 기자
2006년 설립된 제놀루션은 시장에 분자진단 업체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실제로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65%가 핵산 추출 시약·장비로부터 나왔다. 하지만 이는 회사가 표방하는 정체성은 여전히 '신약 개발사'다.
가둬놓고 키울수 없는 꿀벌 특성상 제놀루션 옥상 양봉장은 개방형 구조다. 이를 통개 꿀벌들은 인근 서울식물원과 사옥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사진=정기종 기자
감염시 폐사 외 대안 없던 양봉농가 희망으로…내년 상반기 출시로 상업 성과 본격화이를 통해 완성된 것이 7월 허가받은 낭충봉아부패병 치료제 허니가드-R액이다.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유충이 부패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아시아 국가에서 동양종 꿀벌군집의 90% 이상을 폐사시킨 질병이다. 전염력과 치사율이 높아 국가 가축전염병(꿀벌은 양봉농가 존재에 가축으로 분류)으로 지정돼 있다.
제놀루션 소속 연구원이 치료제 개발을 위해 꿀벌 내 약리작용과 바이러스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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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허니가드-R액은 이달 샘플이 나오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그 효능을 농가에 알릴 예정이다. 임상에서 유충 치사율이 60% 이상 감소, 바이러스 분자수 90% 이상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피해를 입을 경우 소각 외 방법이 없던 농가 입장에선 희소식일 수 밖에 없다.
국내 판매구조는 농가 보급을 위해 농림축산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수매해 공급하는 형식이다. 향후에는 개별 농가 소매까지 확대하는 안을 고려 중이다. 해외는 국내 허가시 비교적 간소한 절차로 수출이 가능한 중앙아시아 지역 등을 우선으로 곧바로 진출을 추진한다.
꿀벌,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 열매 관여…양봉 농가 보호 이상의 가치 조명꿀벌이 가축으로 분류되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친숙한 가축은 소와 돼지, 닭 등이다. 이는 많은 가축용 치료제 중 '왜 꿀벌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연결된다.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가운데 70% 이상은 꿀벌의 수분으로 열매를 맺는다. 단순 양봉농가는 물론 전세계 식량수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꿀벌이 세계 식량생산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최대 69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제놀루션 소속 연구원이 사옥 옥상 양봉장에서 꿀벌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김상훈 제놀루션 부사장은 "회사가 사업 초기부터 연구해 온 RNA 대량 생산기술이 이번 성과의 기반이 됐고, 특히 민관 협업의 성공적 사례를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동물의약품 분야 RNA 신약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만큼, 이를 포함한 그린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놀루션 마곡 사옥 연구실 내 식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위해 키우고 있는 각종 식물들. /사진=정기종 기자
성과가 본격화 된 그린바이오 사업의 안정적 투자를 위한 진단 분야 포트폴리오도 꾸준히 확대해 나간다. 이달 1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규모 진단검사 박람회인 'ADML 2024'에 참석해 기존 분자진단 장비 외 최신 전자동 장비를 선보이며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여기에 상반기 플라즈마를 활용한 뷰티 디바이스 '앙블 쁘리띠'와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하며 뷰티 사업을 통한 추가 현금 창출 기반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