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국세 10조원 덜 걷혀…정부 '세수 재추계' 발표 검토

머니투데이 세종=박광범 기자 2024.07.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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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수입 현황/그래픽=윤선정국세수입 현황/그래픽=윤선정


올해 상반기 국세가 지난해보다 10조원 가량 덜 걷혔다. 사상 최대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펑크'가 확실시된다.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현실화하자 정부는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세수 결손에 따른 대책 등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2024년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조원 감소한 168조6000억원이다.



정부가 올 한해 걷겠다고 한 목표금액 중에서 실제로 걷힌 국세수입의 비율을 의미하는 진도율은 6월까지 45.9%다. 지난해(51.9%)나 최근 5년 평균(52.6%)보다 낮다.

앞서 정부는 '세수 조기경보'를 발령했다. 정부는 매년 3월과 5월을 기준으로 세수 진도율이 최근 5년 평균보다 5%p(포인트) 높거나 낮으면 내부적으로 세수 조기경보를 발령한다. 지난해에는 3월에 조기경보를 발령했고 올해는 5월에 발령 요건을 충족했다.



예상보다 세금이 적게 걷힌 배경에는 법인세가 있다. '3대 세목'(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중 법인세 수입이 급감했다.

6월까지 법인세 수입은 30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법인세는 전년도 사업실적을 토대로 납부한다. 12월 결산법인 기준 대기업은 이듬해 3월과 4월, 중소기업은 3월과 4월, 5월에 법인세를 분납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사정도 나빠 법인세가 덜 걷혔다는 의미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줄었다. 종부세는 매월 12월 납부하는데 금액이 클 경우 일부를 그 다음해 6월에 낸다. 6월 종부세는 1년 전보다 4000억원 적은 1조원 걷혔다. 윤석열정부 들어 종부세를 완화하면서 지난해 고지세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6월 국세수입은 지난해 기업 실적 저조에 따른 법인세 감소와 종부세 분납분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세목들은 대체로 전년과 비슷하거나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6월까지 소득세는 58조1000억원 걷혀 전년보다 2000억원 더 걷혔다. 다만 지난달만 놓고 보면 1년 전보다 1000억원 덜 걷혔다. 취업자수 및 임금증가로 근로소득세가 늘고 주택거래량 상승으로 양도소득세도 증가했지만 성실신고사업자 납부 감소 등으로 종합소득세가 줄어든 영향이다.

상반기 부가가치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5조6000억원 증가한 4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비 증가 및 환급 감소로 납부실적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6월까지 증권거래세는 세율 인하 영향으로 전년보다 3000억원 줄어든 2조7000억원 걷혔다. 관세도 수입감소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2000억원 덜 들어왔다.



윤 과장은 "5월 기준으로 세수 조기경보가 발령됐고 내부적으로 관련 실국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어느정도 (세수 결손) 규모가 있어 국민들께 알릴 필요가 있다면 대책 등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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