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재학했던 고 차수현 학생./사진제공=대구대
지난달 중순 대구대를 찾은 수현 학생의 아버지 차민수 씨는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을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 줄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차 씨는 "수현이가 저와 같은 병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딸에게 이런 몹쓸 병을 물려준 것 같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성치 않은 몸으로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쉬지 않고 학업을 이어갔다. 문동오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했고,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다. 그러던 중 병세가 악화해 지난해 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힘겹게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수현 학생은 지난달 22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뒀다. 고인은 생전 아버지와 대화하던 중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수현 학생은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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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아버지는 딸의 '마지막 바람'대로 딸의 아르바이트비를 전액 사범대학에 기부했다. 차 씨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모두 딸처럼 느껴진다"며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이 돈이 교사의 길로 나아가는 학생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10대 시절 '우리들의 천국', '내일은 사랑'과 같은 드라마를 보며 대학 생활을 꿈꿨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지금 학생들에게 대학은 우리들의 천국인지, 또 내일은 사랑이 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수현이를 만나고 나서야 대학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천국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대는 사범대학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수현 학생의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한 꿈을 기리기로 했다.
고 차수현 학생의 이름과 추모 문구가 새겨진 벤치./사진제공=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