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샌디에이고처럼 될 것"…미국·호주서 '바이오코리아' 온 이유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5.09 16:53
글자크기

미국 최대 바이오협회, 한국에 처음 부스 차려…호주선 최다 기업이 방한

조셉 파테나 바이오콤 캘리포니아 회장이 9일 코엑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조셉 파테나 바이오콤 캘리포니아 회장이 9일 코엑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다국적 바이오테크 기업인 존슨앤드존슨(J&J)이 25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시에 진출해 신생기업 지원을 했고 그 이후부터 다른 바이오 기업들이 샌디에이고를 주목하기 시작해 미국 바이오산업의 대표 도시가 됐다. 최근 존슨앤드존슨이 한국에서 인큐베이터(신생기업 지원자) 역할을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한국에도 동일한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한국 바이오테크 기업들과 더 많은 협력을 바란다."

미국 최대 바이오협회인 바이오콤 캘리포니아의 조셉 파네타 회장이 9일 머니투데이와 코엑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파네타 회장은 미국 바이오테크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부터 이 분야에 36년간 근무한 전문가다. 바이오콤 캘리포니아는 암젠, 써머피셔, 길리어드, 일라이릴리 등 1800여개 회원사가 있는 협회다. 한국 회원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790,000원 ▲2,000 +0.25%),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20여개다.



바이오콤 캘리포니아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충청북도가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해 이달 8~10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바이오코리아'에 올해 처음 부스를 마련했다. 미국의 9개 회원사와 방한했다. 전 세계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한다는 파네타 회장은 "일본에서 열리는 '바이오재팬'에는 10년 전부터 부스를 열고 미팅을 해왔고 한국 기업과 협력을 늘리고 싶어 이번에 부스를 만들게 됐다"며 "2년 전 대안적 공급망을 찾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한국 바이오기업을 알게 됐고 한국 시장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고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강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같은 고품질 제조 역량을 갖춘 기업이 있다는 것과 정부 지원"이라며 "일본과 달리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이 있고 이는 바이오테크의 핵심 성공 요인"이라고 봤다. 경험 많은 인재가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파네타 회장은 "한국 기업과 정부기관, 투자사와 관계구축을 원하는 회원사가 많고 한국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들도 있다"며 "또 한국 바이오회사가 우리 협회 회원이 되면 미국에 진출해 미국 기업과 관계를 형성하는 등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가입비는 평균 2000달러(약 270만원) 미만이다.
왼쪽부터 트로엘스 아드리안 그레이터 새크라멘토 경제협의회 부사장과 박초롬 링스바이오 대표가 9일 코엑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왼쪽부터 트로엘스 아드리안 그레이터 새크라멘토 경제협의회 부사장과 박초롬 링스바이오 대표가 9일 코엑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의 경제개발 비영리 단체인 그레이터 새크라멘토 경제협의회의 트로엘스 아드리안 부사장도 처음 바이오코리아에 참여했다. 아드리안 부사장은 "새크라멘토는 반도체, 태양광, 푸드테크, 농업기술, 바이오테크에서 강점이 있고 한국도 해당 부분에 강점이 있어 양 지역간 시너지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며 "한국은 최우선 관심국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과 양방향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제 혜택 등으로 캘리포니아의 비용(세금, 인건비 등)이 미국 서부 다른 지역보다 20~40% 낮다고도 했다.

면역치료제와 표적방사선치료제를 만드는 미국 기업 링스바이오의 설립자인 박초롬 대표는 한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박 대표는 "한국 바이오테크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며 "한국에 핵반응기 없이 방사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아시아 중 처음으로 만들려 하고 이를 위한 협력기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스튜어드 디그넘 MTP커넥트 대표, 줄리 퀴닌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 고위무역·투자위원이 9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왼쪽부터 스튜어드 디그넘 MTP커넥트 대표, 줄리 퀴닌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 고위무역·투자위원이 9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호주 정부는 역대 가장 많은 호주 기업(37개사)과 바이오코리아에 참가했다. 줄리 퀴닌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 고위무역·투자위원은 "한국은 바이오의약품 제조역량이 뛰어나고 호주는 노벨상 수상자 16명 중 11명이 의학분야 수상자일 정도로 생명과학 R&D(연구개발)에 강점이 있는데 한국은 R&D역량을, 호주는 제조역량을 각각 키워야 해 이런 측면에서 상생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는 임상시험 역량이 높은데 이미 한국회사가 호주에서 주도하는 임상시험은 45건"이라며 "한-호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의료기술·제약산업 성장을 위한 비영리기구인 MTP커넥트의 스튜어드 디그넘 대표는 "유한양행, 셀트리온, 에스티팜 등이 호주에서 임상시험 중"이라며 "한국 정부가 바이오테크를 투자 우선순위로 꼽았고 호주도 마찬가지로, 양국 간 협력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호주 정부는 임상시험을 할 경우 연 매출이 2000만 호주달러(약 180억원) 미만이면 투자비의 43.5%까지 환급해주는 등 R&D 투자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한다고도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