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 중·러 겨냥한 첨단 AI기술 수출 규제 검토 중"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5.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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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챗GPT와 같은 첨단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중국과 러시아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드 레일'을 세울 방침이다. 사진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로이터=뉴스1미국 정부가 챗GPT와 같은 첨단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중국과 러시아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드 레일'을 세울 방침이다. 사진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로이터=뉴스1


미국 정부가 챗GPT와 같은 첨단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중국과 러시아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드레일'을 세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미국의 AI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클로즈드 소스'(오픈 소스 아닌 비공개 형태) AI 모델의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규제는 첨단 AI 반도체를 중국이 확보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2022년 시행 수출 규제를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규제 대상 AI 반도체를 좀 더 낮은 사양으로 확대했다.

소식통들은 아직 새로운 수출 제한 조치가 확정되진 않았다면서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을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중국과 북한 정부, 러시아 군사 정보국, 이란 혁명수비대 등과 연계된 해킹 그룹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사용해 해킹을 시도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정부의 감독 없이 전 세계에 관련 AI 관련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들의 판매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2024년 국토위협평가에서 "사이버상의 행위자들이 AI를 사용해 더 크고 빠르며 효율적인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AI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정보국장실(ODNI) 관계자 브라이언 홈즈는 지난 3월 수출통제 회의에서 중국의 발전이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대다수의 AI 모델이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이번 수출 통제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미국의 싱크탱크 CNAS의 AI 정책 전문가 팀 피스트는 "규제 당국이 어떤 모델을 통제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올바른 기준을 정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이 단호하게 반대하는 전형적인 경제 압박과 일방적인 괴롭힘 행위"라며 "자국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와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날 하원 세입소위원회 청문회와 로이터 인터뷰에서 중국의 첨단기술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을 경고하며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 전면 금지 및 제한 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중국을) 압도해야 한다"며 "중국이 첨단 기술을 확보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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