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품은 신형 아이패드, LG·삼성디스플레이 '새 성장엔진' 달았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임동욱 기자 2024.05.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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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애플의 새 플래그십(고급형)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두 기업은 아이패드용 OLED 패널을 전량 공급한다. 애플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에도 OLED 패널을 넣기로 해 양사 실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7일(현지 시간)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 2종(11인치·13인치)에 탠덤 OLED 패널이 적용됐다. 아이폰에만 OLED 패널을 적용해 오던 애플이 태블릿에도 OLED를 첫 적용한 것이다. 업계는 이 패널을 전량 국내 업체가 공급한다고 추정한다.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를,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 패널을 만든다.



출시 전 중국 BOE도 유력한 공급업체로 거론됐으나, 최종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천옌슌 회장이 직접 "연간 OLED 패널 생산량을 1억장 이상으로 늘리겠다"며 경쟁력 강화를 공언했으나, 애플의 눈높이까지 아직 OLED 패널 기술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BOE는 아이폰 15 일반형 모델에 OLED 패널을 납품하지만, 빛이 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일부 물량을 취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 효과'를 톡톡히 보는 곳은 LG디스플레이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아이패드 프로용 OLED 패널 공급 비중을 LG디스플레이 65%, 삼성디스플레이 35%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한 것은 2019년 세계 최초로 탠덤 OLED를 개발하고, 차량용 패널을 양산했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에 따라 주문량이 바뀔 수는 있지만, LG디스플레이가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는 11인치 OLED 패널 가격은 약 280~290달러(한화 약 38만원), 13인치 OLED 패널 가격은 380~390달러(약 52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1인치, 13인치 OLED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의 올해 총 출하량이 450만대~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감안할 때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연간 2조원 이상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렌드포스는 "기존 아이패드 대비 출하량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OLED 아이패드는 중형 패널 개발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OLED 태블릿의 총 출하량은 올해 약 900만대로 전체 태블릿 시장의 7% 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게도 탠덤 OLED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스택 탠덤 방식의 OLED 패널을 적용한 것은 이번 아이패드 프로 공급이 처음이다. 투스택 탠덤은 단일 OLED보다 생산 난이도가 높은 대신 휘도(밝기)와 수명이 길다. 중국 업체가 아직 진입조차 하지 못한 분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탠덤 OLED 기술을 강화한다면 중소형 OLED 패널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LED 아이패드 출시는) 신규 응용처에서의 OLED 적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렇게 시장이 새로 개화된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16에도 OLED 패널이 탑재되는 만큼 양사의 실적은 지속 개선될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16 프로와 프로맥스, 일반형 등 대부분의 라인업에 OLED 패널을 사용하는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대부분의 물량을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패드·폰에 투입되는 OLED 패널은 수익성이 높고 출하량이 많다"며 "경쟁 관계를 형성하려는 중국 업체를 앞질렀다는 것이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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