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미국-사우디 상호방위조약 완료 근접"... 가자 휴전 협상은?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4.2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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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9일 리야드의 걸프협력기구(GCC) 사무국에서 사우디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프라한 왕자와 환담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 해법 모색을 위해 중동 순방에 나섰다.  /AFPBBNews=뉴스1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9일 리야드의 걸프협력기구(GCC) 사무국에서 사우디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프라한 왕자와 환담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 해법 모색을 위해 중동 순방에 나섰다. /AFPBBNews=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정상화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국-사우디 방위조약이 완료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합의 측면에서 함께 진행해 온 작업이 잠재적으로 완료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관계 정상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가자지구의 평온'과 '팔레스타인을 위한 국가 수립' 두 가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도 "미국과 사우디 사이 합의가 거의 완료됐다"며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이 그것이 작동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을 들이는 핵심 외교정책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도 중동 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중시해왔다. 사우디는 관계 정상화의 대가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준의 상호방위 조약 체결과 민간 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 지원을 미국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후 전쟁이 시작되면서 관련 논의는 한동안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AFP는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인권 등을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판적인 입장이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 중단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양국의 관계 정상화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 진전과도 연결될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과 관련해 이스라엘 측 협상안이 '대단히 관대하다'며 하마스가 이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하마스)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나는 그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26일 중재국인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의 새 휴전협상안을 전달받은 뒤 이날 이집트 카이로로 협상대표단을 파견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제시한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이 전쟁 종식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30일까지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가자지구 전쟁 관련 특별회의와 걸프협력회의(GCC) 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30일 이스라엘로 건너가 구체적인 휴전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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