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분야 변혁 '인상적'…지금이 의과학자 키울 적기"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4.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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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람 고슬링 HST 소장
하버드대 의대·MIT 공동 교육
연구 의지 독려·방향성 제시 등
교수·학생간 밀착 멘토링 강점

볼프람 고슬링 하버드-MIT 공동운영 HST 프로그램 디렉터(소장). /사진=볼프람 고슬링 교수볼프람 고슬링 하버드-MIT 공동운영 HST 프로그램 디렉터(소장). /사진=볼프람 고슬링 교수


"과학기술 뿐 아니라 의학 분야에서도 한국에 엄청난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이 의학 및 과학 연구에 투자를 늘려 영향력을 높일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약 54년간 수많은 석학급 의과학자를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의과학자 교육기관 HST의 볼프람 고슬링 디렉터(소장)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HST(Health Science and Technology)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MIT(메사추세스공과대학)이 합작해 만든 공동 의과학자 교육 프로그램이다.



HST는 국내에서도 의과학자 육성을 얘기할 때 대표적인 '롤모델'로 등장한다. 지난해 봄 미국 보스턴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MIT-하버드를 중심으로 구축된 세계적인 바이오 단지 '보스턴 클러스터'의 석학들을 만났다. 같은 해 6월 정부는 '전주기 의과학자 양성 추진안'을 담은 '디지털 바이오 인프라 조성방안'을 발표하며 HST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소개했다.

HST는 하버드 의대에서 MD(의사 면허증)를 받는 'MD 프로그램'과 MIT 또는 하버드대에서 의공학 및 의물리학 PhD(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MEMP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MD 프로그램 정원 약 30명에 MEMP 프로그램 20명을 더해도 1개 수업의 인원이 50명 남짓 정도다. 고슬링 소장은 "학생 수 대비 교수 인력이 모자라지 않다"며 "이론적으로 HST 학생들이 수백 명의 교수진을 두고 선택하는 셈"이라고 했다. 교수가 학생 연구를 밀착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의과학자의 길에서 이탈하고 제약회사나 임상의로 방향을 전환하는 이들도 있다. 그는 "누구도 (의과학자로 남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도 "학생이 연구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도록 그들을 가르치는 게 교수진의 올바른 멘토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험을 돌아보면 학생들이 연구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도록 한 건 장학금 등 '특혜'가 아니었다"며 "'적재적소에 도움을 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멘토가 존재하는지 여부였다"고 했다.

한편 지난 25일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발표된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는 디지털 바이오를 국가 주력 분야로 육성하고, 이를 위해 첨단바이오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반 구축 과제에는 또 다시 '의과학자 양성'이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에서 더 진전된 내용을 찾기는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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