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ELS 배상 1.7조에도 '선방'…신한금융, '리딩금융' 탈환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병권 기자 2024.04.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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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도 금융 선두에 올라..."ELS 손실 영향 더 이상 없다"

5대금융그룹,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그래픽=이지혜5대금융그룹,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그래픽=이지혜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의 영향으로 5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이 17% 줄었다. 다만 1조6600억원이 넘는 손실배상 규모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기초체력을 보여주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별로 '홍콩 ELS' 영향이 달라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이 리딩금융과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87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7%(9800억원) 감소했다. KB금융과 NH농협금융의 순이익이 각각 4596억원, 2959억원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분기 금융그룹 실적의 변수는 '홍콩 ELS' 손실 배상이었다. 은행들이 1분기 실적에 예상 손실배상 금액을 충당부채(영업외손실)로 반영했다. '홍콩 ELS' 판매량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했고, 이어 △농협은행 3416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원 △우리은행 75억원 순이었다. 총 1조6650억원에 이른다.

금융그룹은 지난 3월말 H지수를 기준으로 예상 배상금액을 모두 회계에 반영했다. 전날 H지수가 6120.37까지 오른 것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손실 반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흥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H지수로 볼 때 향후 결산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ELS'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금융그룹의 실적은 양호했다. 1분기 총영업이익은 16조6061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7% 증가했다. 특히 이자이익이 12조5909억원으로 6.5% 늘었다. 5대은행의 이자이익도 10조563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6% 증가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늘고, 기준금리 인하 지연 영향으로 NIM(순이자마진)이 모두 전분기보다 상승했다. 특히 고금리 적금이었던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자비용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

다만 우리금융은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이자이익이 지난해보다 0.9% 감소했다. 또 대손비용 증가로 홍콩 ELS 충격에서 벗어나 있었음에도 당기순이익(8240억원)이 9.8% 줄었다. NH농협금융도 홍콩 ELS 배상 등 영향으로 6512억원이라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순이익 규모 기준 리딩금융은 다시 신한금융이 탈환했다. 1조32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1조491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을 제쳤다. 하나금융은 1분기 1조3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5대은행의 1분기 총 당기순이익은 3조3728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2.8% 줄었다. 이중 신한은행이 92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하나은행 8432억원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거액의 비용인식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1조32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며 "그룹 비이자이익은 다변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방어하며 0.3%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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