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배우 2배 늘려 페스티벌 재추진"…주최 측, 헌법소원도 예고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4.04.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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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포스터. /사진=플레이조커 인스타그램'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포스터. /사진=플레이조커 인스타그램


서울 강남 한복판 성인 관련 행사 개최로 논란이 된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지방자치단체 제동에 무산됐다. 주최 측이 오는 6월 더 큰 규모의 행사를 예고한 데다 앞선 행사를 가로막은 지자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관련 단체에 따르면 성인 페스티벌 주최 측은 지난 21일 "페스티벌에 참석하는 AV(성인 비디오) 배우 수를 2~3배 늘려 행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성인 페스티벌은 당초 지난 20~21일 개최 예정이었다. 지자체와 시민 단체 등이 해당 지역 내 행사 개최를 반대하면서 장소는 경기 수원, 파주, 서울의 한 선상 주점,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 일대로 재차 변경되다 최종 무산됐다.

이 행사는 일본 성인 비디오 배우 등이 출연해 팬 미팅, 란제리 패션쇼, 성인용품 전시, 성인 콘텐츠 체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행사 참여는 입장료를 지불한 성인으로 제한했다.



주최 측은 행사를 앞두고 "성인 페스티벌은 어떠한 법도 어기지 않는다"며 "성에 대해 자유롭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가 불법적인 성인물을 양산한 원인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성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를 반대하는 측은 여성을 전시해 성을 상품화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봤다. 수원여성의전화는 지난달 15일 "여성을 전시하고 여성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급을 나눠 입장권을 판매함으로써 여성을 착취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행사 장소로 거론된 서울 강남구청 게시판에도 행사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수백여개 게시됐다. 구민들은 "돈 내고 여자 몸 만지는 행사 가만히 둘 것인가" "여성은 관상용이 아니다" "성인 페스티벌이라 미화한 성 착취 행사를 반대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여성 권리를 존중하는 만큼 남성 권리도 동등하게 존중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재준 수원시장은 "우리나라에서 AV 제작과 유통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남녀를 떠나 성 착취와 비인격화, 성 상품화 등의 심각성을 모르쇠하고 대중화에 앞장서는 것이 선행돼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플레이조커' 유튜브 채널에 성인 페스티벌이 취소됐다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유튜브 '플레이조커''플레이조커' 유튜브 채널에 성인 페스티벌이 취소됐다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유튜브 '플레이조커'
주최 측은 이 행사가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6월에 있을 행사 장소와 일정을 조율하는 한편 행사를 막은 지자체를 상대로 다음주 중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희태 플레이조커 대표는 머니투데이에 "신분증 확인을 할 것이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도 합법적인 공연이 가능하다"며 "이재준 수원시장을 상대로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할 것이고 수원시장, 파주시장,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행사에 성인 비디오 배우들이 출연하는 점에서 성 상품화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자유로운 성문화라고 한다면 관객이 다양한 성별로 구성돼야 할 텐데 이 경우 av 배우는 여성, 티켓을 사는 관객은 대부분 남성으로 성별화한다"며 "다른 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성 상품화라는 지적을 비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복 입은 모델이 나와 패션쇼 하는 것과 av 배우가 나오는 것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며 "성인 비디오를 찍은 사람이 등장한다는 것만으로 티켓을 사고 들어온 사람이 기대하는 수위는 다를 것이고 행사가 함의하는 맥락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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