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올라갈 거야?…환율 1년5개월만에 1370원 돌파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4.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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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2022년 11월 이후 다시 한번 1370원을 돌파했다.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으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증권가에서는 분석했다.

12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0원을 넘어섰다. 1370원대 환율은 2022년 11월 10일 기록한 1378.5원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3원 오른 1375.4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멈출 줄 모르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시장 친화적)으로 인식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시장은 당국이 환율 방어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개입 가능성이 크지 않고,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옛날처럼 환율 변화에 의해 경제위기가 올 상황이 아니다"며 "미국 금리인하 피벗 시점에 대한 기대가 많이 밀리며 중국, 일본도 엔화와 위안화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전 중 1367원 부근에서 정체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이창용 총재의 금통위 기자간담회 이후 원·달러에 대한 상방 압력이 확대됐다"며 "이 총재가 강달러로 인한 주요국 통화 약세 기조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할 때 1360원대 후반은 과도하지 않다고 언급하자 나홀로 급등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갈등과 미국 금리 인하 후퇴 우려 등도 강달러 현상의 원인으로 꼽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 대사관을 폭격하며 앞으로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전망치를 상회하며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축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75.4%다.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23.8%에 불과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험이 달러화 상방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또한 미국이 높은 경제 회복력을 보임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연초 대비 크게 후퇴했다.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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