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투자 속도조절…잠재력 큰 '북미' 매출 확대 집중"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3.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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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원재료 가격 ↓, 상반기 손익 영향"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북미시장 매출 확대에 힘을 싣는다. 글로벌 경기 침체, 전기차 시장 위축 등으로 배터리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북미시장 성과를 높여 내실있는 성장세를 이어가겠단 전략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주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주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투자계획'에 대해 "지금은 북미시장 확장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퇴임한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신해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북미 시장이 그만큼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어서다. 북미는 대부분 산업에서 가장 큰 시장이지만, 전기차 시장에선 침투율이 10%로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다. 이 부사장은 "북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원통형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도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며 "포텐셜(잠재력)이 높은 북미 시장에 집중,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강화함으로써 내실을 가지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LG에너지솔루션은 GM·스텔란티스·혼다·현대자동차 등과 합작공장, 단독공장을 지었거나 짓으면서 북미시장을 공략 중이다.

하지만 북미시장을 제외하고는 투자 속도조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배터리 업황이 부진한 탓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는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이래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겪는 듯하다"며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한 것이 사실이고, 작년부터 배터리 주 원재료인 리튬 등 가격이 크게 하락해 올 상반기 손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들도 과거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배터리 미래에 대한 의심은 없지만, 단기 투자가 효율적이지 않으면 사업에 약영향을 미칠 수 있어 OEM과 논의해 투자 속도조절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유럽 투자에 대해서도 "유럽은 폴란드 법인이 캐파를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어 이 부분의 가동률을 올리고, 전체적으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맞춰 검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는 '폐배터리' 분야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북미나 유럽 등 여러 규제 조항들이 많이 변화하고 있어 이에 발맞춰 속도 조정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인데, 이 부분에 대한 의사결정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잘하고 돈 벌 수 있는 구조로 고민해 구체화되면 공유하겠다"며 "선제적인 대응이나 조치는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주환원과 관련, 이 부사장은 "배당은 상법상 배당가능재원이 나와야 가능한데, 현재 별도 재무제표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결손 상태"라며 "경영실적, 투자계획, 경영환경 등을 종합해 주주환원책을 결정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는 일시적으로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 확대, 원가 구조 근본적 개선, 차세대 전지 개발 등을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내실을 단단히 다지고 외부환경 변화에도 흔들림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총에 올라온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안건은 모두 통과했다. 작년 말 취임한 김동명 사장도 이변없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주총 이후 열리는 LG에너지솔루션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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